중국 규제당국 산하 반부패감시단이 최근 알리바바 성폭행 사건와 관련해 “중국은 사업과 관련해서 음주를 줄여야 한다”고 논평했다고 보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최근 알리바바그룹에서 상사가 부하 여직원을 상대로 음주를 강제하고 성폭행한 데 따른 경고성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백화점에 진열된 마오타이.

앞서 중국에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한 여직원이 지난달 말 상사의 강요로 출장을 갔다 강제로 술을 마신 뒤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해 공분을 샀다. 알리바바는 피해자가 사건을 알렸음에도 즉각 대처하지 않아 큰 비판을 받았다. 이후 알리바바는 가해자를 해고하고 관련 부서 임원 2명을 해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CCDI)도 최근 홈페이지에 “업무상 강제음주 등 일부 암묵적 관례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당국의 논평이 나오자 중국 주요 주류 관련 기업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해증시 대장주인 귀주 마오타이는 장 중 전일 종가 대비 2.17% 하락했다. 중국 대표 명주기업인 오량액과 산서행화천분주 주가도 1% 남짓 빠졌다.

최근 중국의 주요 기업 주가는 당국이나 관영매체의 언급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반독점, 게임, 교육, 부동산 관련 문제에 적극적으로 규제의 칼날을 들이밀고 있어 언제든 규제가 특정 산업를 겨냥할지 모른다는 불안심리 탓이다.

실제로 이달 초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가 텐센트의 주요 게임인 ‘왕자영요’를 예시로 들며 게임을 ‘정신적 아편’에 비유하자 중국 게임주는 물론 전세계 게임 관련 기업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 주류업계는 그러나 당국의 논평이 주류 사업을 옥죄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애써 부인하고 있다. 펑홍 광둥주류협회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술자리에 모이는 사람에게 엄격한 법률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라면서 “알리바바 사건은 별개 사례이며, 음주 뒤 사고를 저지르면 처벌을 받는다는 합의가 사회 전반에 형성됐기 때문에 업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 주류업계는 규제를 피하기위해 당국의 지시를 철저히 따르고 있다. 귀주 마오타이의 경우 핵심 백주 상품인 ‘비천’의 공장 출고가를 3년 동안 0.5ℓ당 969위안(약 17만2700원)으로 동결했다. 또한 규제 당국이 재고를 비축해 가격을 올리는 유통업체를 비난하자 직접 판매를 늘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