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논의를 본격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CNBC와 로이터 통신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테이퍼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테이퍼링은 사실상 연준의 긴축 조치를 위한 첫 단계에 해당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연준 유튜브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매달 1200억 달러(약 136조5000억원)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이른바 양적완화(QE)를 통해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그런데 6월 FOMC 논의 테이블에 돈줄을 조이는 테이퍼링이 올라온 것.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연준은 이날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대다수 FOMC 위원들은 당시 회의에서 (테이퍼링 등 연준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는 조건인 (미국 경제의) 실질적인 추가 진전(substantial further progress)을 아직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봤다. 경제에 추가 진전이 없다는 건 테이퍼링을 위한 환경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수 위원들은 "테이퍼링을 서두를 필요가 없고 정책 변화에 시장이 잘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6월 의사록을 통해 테이퍼링 개시 시점 등에 대한 힌트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롬 파월 의장이 6월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했던 언급과 큰 차이는 없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참석자들은 "자산 매입의 속도를 줄이기 위한 조건이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충족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지만, 또 나머지 위원들은 "경제 진전을 평가하고 자산 매입 계획 변경을 발표할 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긴축의 첫 발을 떼는 건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국채보다 MBS(모기지담보증권) 매입을 먼저 줄여야 한다는 주장 역시 정례회의에서 나왔다. 연준이 MBS를 사들이면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급'으로 낮아졌고, 이는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게 골자다. 다수 위원들은 "주택시장의 밸류에이션 압박을 고려해 국채보다 MBS 매입을 더 일찍 줄이는 것이 유익하다"고 봤다.

국채와 MBS 매입 속도를 균형감 있게 줄여여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FOMC 위원들은 "앞으로 있을 회의에서 연준 목표에 대한 경제 진척 정도를 평가하고 테이퍼링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며 "테이퍼링 발표에 앞서 사전에 공지해야 한다"고 했다.

연준의 긴축 우려가 잦아들면서 뉴욕 증시는 반등했다.

마켓워치와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42포인트(0.30%) 상승한 3만4681.79에 장을 마감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4.59포인트(0.34%) 오른 4358.13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1.42포인트(0.01%) 올라 1만4665.06에 거래를 종료했다. 짐 폴슨 루홀드 그룹 수석투자전략가는 "S&P500 기술 지수가 지난해 9월 형성됐던 비교적 높은 가격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