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빠르고 쉽게 즐기는 짧은 동영상)'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끈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릴스가 광고 사업을 확장하고 이용자 유치 경쟁을 계속하며 영상 길이를 점점 늘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 시각) 이같이 전하면서 해당 플랫폼들이 점차 본래의 짧은 특성을 잃고 유튜브 등의 다른 동영상 플랫폼과 비슷해질 것이으로 내다봤다.
WP에 따르면 틱톡은 애초 업로드할 수 있는 동영상의 길이를 60초로 제한했었지만 현재는 최대 3분 길이까지 허용하고 있다. 틱톡은 이와 함께 '동영상이 길어지면 크리에이터는 확장된 창작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라는 설명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가 비단 사용자들만을 위한 건 아니다.
틱톡의 영상 길이 제한 연장 발표 직전인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의 아담 모세리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더 이상 사진 공유 어플이 아니다"라고 선언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었다. 모세리가 "동영상 서비스를 위해 실험적인 것들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영상을 올리자 틱톡이 이에 대응한 것.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8월 틱톡과 유사한 숏폼 동영상 서비스인 '릴스(Reels)' 출시하며 새로운 흐름에 가세했다. 릴스는 15초와 30초 길이의 짧은 동영상을 비롯해 최대 4시간까지 가능한 실시간 라이브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WP는 틱톡과 릴스가 경쟁적으로 동영상 길이 제한을 늘림에 따라 광고와 스폰서 콘텐츠들이 침투할 공간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동영상 길이가 더 길수록 콘텐츠 제작자나 광고주들에게는 유리하다. 시청시간을 늘리고 광고 노출 빈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에 따라 기존에 인기를 끈 요인인 '짧은' 동영상 플랫폼이 더 이상 짧지 않아지고 틱톡과 릴스, 유튜브 간의 경계도 갈수록 모호해질 전망이다.
WP는 또한 이같은 동일화 현상이 대형 소셜 미디어 업체들간의 과도한 모방 경쟁에 기인한다고 짚었다.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서로 모방하고 모방당하거나 소규모 영세 기업의 아이디어를 배끼는 일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인스타그램은 미국 인기 메시저 어플인 스냅챗의 스토리 기능을 그대로 인스타그램에 도입한 바 있다. 또한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클럽하우스'가 오디오 소셜 미디어로 신선하다는 평과 함께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모으자 올해 초 각각 '스페이스'와 '라이브 오디오룸'을 출시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스냅챗 이외에도 사진 스크랩 어플 핀터레스트와 유사한 '하비'와 뉴스레터 서비스인 서브스택과 비슷한 '불레틴'을 출시하는 등 조금 인기가 있다하면 뭐든지 따라하는 일명 '카피캣(copycat)' 같은 행보로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온 바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경쟁이 너무 심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세리는 영상에서 "솔직히 말해서 지금 심한 경쟁 환경 속에 있다. 틱톡은 거대하고, 유튜브는 훨씬 더 어마어마하며 신생 서비스들도 너무 많다"며 "현 온라인 시장에서는 동영상 콘텐츠가 엄청난 성장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인스타그램도) 그것에 더 집중해야한다"고 밝혔다.
틱톡은 짧은 형식의 비디오와 더불어 현대적인 감성의 인터페이스, 유기적인 알고리즘 기술 등으로 단숨에 소셜 미디어 시장의 선두에 떠올랐다. 지난 5월에는 8000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전세계 어플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인스타그램의 다운로드수는 1100만 명에 머물렀다. 또 틱톡에서 끌고온 콘텐츠들을 삭제하느라 바빴다. 인스타그램은 이같은 격차를 메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은 길어진 동영상들으로 인한 수익 창출 기대치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뉴욕주민 멜리사 헨더슨은 WP 인터뷰에서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나는 플랫폼들을 서로 분리해 사용하고 싶다"며 "틱톡은 틱톡에서만 볼 수 있는 영상이 재미있는 것"이라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또한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통해 우리의 취미 등을 공유하는 플랫폼인데 점점 (이용자들이) 원치 않는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