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비타소이가 제조하는 두유 제품. /비타소이

홍콩 음료수 제조사 비타소이(Vitasoy International) 주가가 중국 본토 소비자의 불매(보이콧) 운동 조짐에 5일 폭락했다. 이 회사 내부에서 홍콩 경찰을 칼로 찌른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의 가족을 위로하는 내용의 메모가 유포된 것이 알려지면서다. 중국의 홍콩 통제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 비타소이(종목 코드 345) 주가는 11.73% 하락한 25.95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3월 30일 이후 약 15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하루간 시가총액에서 4억7500만 달러(약 5400억 원)가 빠졌다.

비타소이는 1940년 설립된 음료 제조사로, 두유·차·과일 주스 제품 등을 판매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중국 본토에서 벌어들였을 정도로 중국 시장 비중이 크다.

앞서 홍콩 주권 반환 24주년이자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은 7월 1일 밤, 홍콩 코스웨이베이에서 이 회사의 50세 직원이 28세 경찰을 칼로 찌른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경찰은 이 사건을 급진 사상을 가진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규정했다. 홍콩 경찰은 유서 내용을 바탕으로 용의자가 경찰과 국가보안법에 적개심을 갖고 있었으며,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결론 내렸다.

홍콩 경찰이 7월 1일 코스웨이베이에서 경찰이 칼에 찔린 후 사건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후 이 회사 내부에서 용의자의 가족을 위로하는 내용의 메모가 공유된 것이 2일 온라인에 공개됐다. 3일 회사 측은 처음엔 "홍콩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 비타소이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회사 측은 그제서야 두 번째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회사 측은 "한 직원이 회사의 승인 없이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메모 작성 직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배우 공쥔과 런자룬은 비타소이와의 광고 모델 계약을 해지했다.

회사 측의 해명에도 중국 온라인에서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주가 급락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매도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소이 주식은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 교차 매매 제도를 통해 중국 본토인이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