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60∼70%를 차지하던 중국의 채굴업자들이 당국 단속을 피해 운영을 중단하면서 비트코인의 ‘채굴 난이도'가 하락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비트코인을 형상화한 이미지 컷.

비트코인은 컴퓨터를 통해 복잡한 연산을 풀어내는 ‘채굴’을 통해 생성된다. 채굴업자들이 연산을 풀어내면 블록 하나를 완성하고 새 비트코인이 생성된다. 이 과정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채굴업자들이 수백 대의 컴퓨터를 동원해 채굴에 나서는 이유다.

그런데 채굴의 난이도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의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얼마나 많은 채굴자가 네트워크에서 경쟁하는지에 따라 오르거나 내려가도록 설계돼 있다. 채굴 경쟁자가 많아 채굴 능력이 높아지면 난이도를 높이고, 경쟁자가 적어지면 낮춘다. 비트코인 공급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CNBC에 따르면 이런 조정은 2주 간격으로 이뤄진다. CNBC에 따르면 3일 오전 비트코인 채굴 난도가 28% 하락되는 조정이 이뤄졌다.

앞서 중국 정부가 강력한 단속에 들어가면서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량은 급감했다. 이에 비트코인 코드는 자체 난이도 조정을 한 것이다. 이 정도의 완화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블록완성 시간은 기존 14~19분이던 것이 10분으로 당기게 됐다는 설명이다.

채굴이 쉬워졌다는 건 중국발 악재에도 비트코인 채굴시장에 남아있는 이들에게 이전보다 더 큰 수익이 돌아가게 됨을 뜻한다. 케빈 장 그린리지제너레이션 전 최고채굴책임자(CMO)는 “최신 버전의 채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전기료가 불변이라고 가정하면 알고리즘 조정으로 하루 수익이 22달러였던 것이 29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같은 호재로 비트코인은 4일 오전 7시 현재(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3.70% 급등한 3만474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5.73% 급등한 222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카르다노(에이다)는 3.59%, 도지코인은 1.62% 각각 상승하고 있다.

물론 채굴 난이도가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중국이 비트코인 규제 정책을 언제든 뒤집을 가능성이 있고, 중국에서 활동을 접은 채굴업자들이 미국 등 다른 곳에서 활동을 늘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