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와 도요타, NTT 등 일본을 대표하는 11개 기업이 모여 양자 기술 민관 협의회가 출범한다고 재팬타임스와 닛케이아시아 등 일본 주요 매체들이 1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올여름 출범 예정인 '양자 기술 신산업 창출 협의회'에는 도요타, NEC, 도시바, NTT, 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 일본 정보기술(IT)·제조·금융 기업 11곳이 참여할 예정이며, 향후 참여 기업은 50여 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협의회 내에서 기초연구를 축적·융합하고 일본산 양자 컴퓨터 개발도 서두를 계획이다. 정부, 학계와 교류를 통해 '민관학 협력'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양자는 원자 수준 이하 극미세 세계의 에너지·물질 단위를 일컫는다. 양자 기술은 양자 기술은 물리법칙인 양자역학을 고속 계산 및 통신에 이용해 컴퓨터의 처리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보 통신, 금융,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이 가능해 미래 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양자역학을 이용하면 컴퓨터의 처리 능력이나 암호·통신·AI 기술 등을 발전시키고 소재 개발이나 유전자 해석 등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암호키(Key)를 생성하고 송신자와 수신자 양쪽에 나눠주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사실상 도청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된다. 2035년 글로벌 양자암호 정보통신 시장 규모는 200억달러(약 22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양자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인프라 정비, 표준화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양자 기술에서 세계 선두권에 위치한 일본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더딘 것도 정부의 부족한 지원 탓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중국도 정부 주도로 적극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8년 말 '양자법'을 제정해 이 분야에 향후 4년간 총 12억 달러(약 1조3300억원)를 투자하고 백악관 직속 '국가양자조정실(NQCO)'을 설치했다. 중국은 중국은 2016년 8월 세계 최초 양자 통신위성인 '묵자호'를 발사했고 이듬해에는 국내 2000㎞ 길이의 세계 최장 양자 통신망도 구축했다.
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민간 업체들도 양자 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구글은 오는 2029년까지 상업용 양자 컴퓨터를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양자통신·암호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실용화에선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보 분석 업체 밸류넥스에 따르면 도시바는 양자통신·암호 하드웨어 관련 특허(104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NEC는 88개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시바도 양자암호통신 사업화에 나섰다.
닛케이는 "일본은 반도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을 갖고도 한국과 대만에 밀렸다"며 "양자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정부와의 연계가 필수인 만큼 협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