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신사업자 AT&T의 로고. /AP 연합뉴스

워너미디어를 소유한 미국의 통신업체 AT&T가 케이블 TV 채널 사업자인 디스커버리와 합병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전통적 TV 사업에 바탕을 뒀던 두 업체가 최근 스트리밍 시장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변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이날 블룸버그에 AT&T와 디스커버리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방식의 새로운 합병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비공개로 진행중인 협상은 이르면 내일 중으로 발표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최종 합의에 도달한 것이 아닌 만큼 결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AT&T는 지난 2018년 타임워너(워너미디어 전신)를 인수하며 미디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몇년 간 미디어 소비 행태가 케이블 TV 채널에서 스트리밍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경쟁에 크게 뒤쳐지고 있다. 다큐멘터리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디스커버리 역시 최근 스트리밍 시장으로 소비 행태가 완전히 전환되면서 뒤늦게 디스커버리플러스를 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케이블 TV를 보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갈아타는 시청자가 크게 늘어나 AT&T와 디스커버리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두 회사의 합병 논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AT&T는 워너미디어가 거느리고 있는 CNN 등의 자산을 디스커버리와 결합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이른바 ‘리얼리티 TV 제국'인 디스커버리와 AT&T와 결합은 콘텐츠 강자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만한 사업체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라며 “전통적 TV 사업의 장기 침체 속에 AT&T가 이번 거래를 계기로 중대한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