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에 관한 회고록을 둘러싸고 미국 정치권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최근 바이든 정부에 대한 충격적 사실을 폭로한 서적이 출간됐고, 뒤이어 잇따라 비슷한 책들이 출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바이든 진영과 민주당 쪽에서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부 서적의 경우 출간 전부터 관계자들이 사실 확인 여부 등을 지적하는 등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번 달부터 최소 4권의 바이든 관련 서적이 서점가에 등장한다. 8일(현지 시각) 출간되는 크리스 휘플의 '언챠티드(Uncharted)'를 시작으로 조너선 앨런·에이미 파네스의 '대결(Fight)'(9일), 제이크 태퍼·알렉스 톰슨의 '원죄(Original Sin)'(5월 20일), 조시 도지 등 3인 공저의 '2024′(7월 8일)까지 줄줄이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해당 서적들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 결정부터 기억력 저하, 건강 악화, 그리고 7월 트럼프와의 TV 토론 참패 이후 캠프 내부의 혼란까지, 당시 상황이 적나라하게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언챠티드는' 바이든이 심각한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참모진과 민주당이 은폐했으며, 이 때문에 대통령의 실질 업무는 바이든 주변 백악관 인사들이 대신 했다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대결'에는 치매로 판단력이 떨어진 바이든의 상태를 고려해 참모진이 행사 전 바이든이 이동할 경로를 형광 테이프로 표시했다는 일화,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 측이 바이든 사망 가능성에 대비해 취임 선서를 주관할 연방 판사 명단까지 준비했다는 내부 폭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가운데 바이든 진영이 가장 우려하는 책은 CNN 앵커 제이크 태퍼와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Axios) 출신 알렉스 톰슨이 공동 집필한 '원죄'다. 이 책은 '바이든 대통령의 몰락, 은폐, 재선을 향한 파괴적 선택(President Biden's Decline, Its Cover-Up, and His Disastrous Choice to Run Again)이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바이든의 건강 문제와 관련된 은폐 의혹을 전면에 내세워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측은 이미 방어에 들어간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든 측 관계자는 "기본적인 사실 확인 요청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바이든이 사실 확인에 참여한 책은 '2024′ 한 권뿐"이라고 밝혔다. 측근에 따르면 바이든는 어떠한 저자와도 직접 인터뷰를 하지 않았으며 향후 별도의 자서전을 통해 본인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바이든 진영 내 일부 인사는 "트럼프 2기의 혼란이 본격화되면 바이든의 정치적 유산이 재조명받을 수 있다"며 기대를 걸고 있는 반면, 민주당 내부에선 "당분간 바이든 일가 전체가 비판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신 정치 컨설턴트인 케이틀린 레가키는 "일일이 반박하며 논란을 키우기보다 잘못된 정보만 명확히 바로잡고 사안을 조기에 정리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