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이민 수속 지연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캐나다 스타트업 비자와 병행해 준비하는 이른바 '더블 영주권' 전략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북미 지역 적응과 자녀 교육 문제까지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월 13일 서울 잠실타워에서 열린 캐나다 이민 설명회에는 미국 투자이민을 준비하던 참석자들까지 대거 몰려 이례적인 관심을 끌었다. 행사장은 40~50대 참석자들로 가득 찼고, 미국 수속 지연과 치안 불안 속에서 캐나다 이민을 함께 검토하려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 참석자는 "미국 투자이민을 신청한 지 3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며 "아이 교육 시기를 놓칠 수 없어 캐나다 이민 설명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미국 내 총기 사고와 불안한 치안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며 "아이들을 위해 안전하고 자연환경이 좋은 캐나다도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이민국(USCIS)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미국 투자이민(EB-5, I-526) 프로그램의 평균 수속 기간은 65.5개월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캐나다 스타트업 비자(Start-up Visa)는 평균 2~3년 내에 수속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빠른 정착을 기대할 수 있으며, 지정 기관으로부터 지원 확인서(LOS)를 발급받으면 최대 5명의 팀원과 가족이 함께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미국 투자이민과 병행해 캐나다 이민을 알아보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특히 투자 의무가 없고 수속이 빠른 스타트업 비자에 대한 관심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캐나다 이민 전문가들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비자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심사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졌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지원 확인서를 확보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 진행과 지속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투자이민 지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캐나다 스타트업 비자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안전한 생활 환경과 교육 여건까지 고려하는 한국인 부모에게 '더블 영주권' 전략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관련 업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설립된 이민 컨설팅 기업 '성공한사람들(SP Consulting)'은 현재 서울과 사스카툰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50여 개국을 대상으로 캐나다 이민과 비즈니스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스타트업 비자와 투자·사업 이민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신청자들의 수요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