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4개 자회사 노사와 원·하청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하청 노사가 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한 첫 사례다.

10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원청인 현대제철과 현대ITC·현대IEC·현대IMC·현대ISC 등 4개 자회사 노사가 이날 당진공장에서 '2026년 원·하청 교섭 합의서'에 서명하고 원·하청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모습. 2019.2.21 ⓒ 뉴스1 주기철 기자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중재를 바탕으로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분쟁 없이 자회사 4개 노조와 평화적인 무분규 합의를 도출했다"면서 "원·하청 교섭 합의로 지속가능한 동반성장과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3월 10일 개정법 시행 이후 원·하청 노사가 합의한 첫 사례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업주를 사용자로 인정한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각 교섭 단위별로 교섭을 진행해왔다. 앞서 노동위원회는 현대제철 자회사 4개 노조와 사내 협력업체 소속 노조에 대해 교섭 단위 분리 결정을 내렸다. 현대제철은 총 4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은 현대제철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산업안전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자회사 사측도 논의에 참여했다.

현대제철과 자회사 노사는 자회사의 산업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산업안전·보건 수준 향상을 위한 중장기 개선방안인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노동부는 교섭 과정에 노사 간 실무협의를 지원하고 노사정회의를 주재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단체협약 체결은 원·하청 간 대화를 통해 현대제철 사업장이 보다 안전해질 수 있는 뜻깊은 계기"라고 했다.

한편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지난 9일 2021년 노조 파업 당시 대체 근로자를 투입한 혐의로 기소된 현대제철 법인과 전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현대제철은 2021년 8월부터 10월까지 비정규직 지회가 파업하자 근로자 1500여 명을 대체 투입한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개정 전 법률을 적용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당시 현대제철이 협력사 근로자들의 사용자에 해당하려면 그 근로자들과 직접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했어야 하는데, 이 같은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