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통합안을 발표한 가운데 노동조합이라는 산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통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사전 교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스공사로선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 석유공사를 떠안는 격이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직원 간에 임금, 복리후생 차이가 있어 이에 대한 조정도 필요하다.
7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노조는 이날 각각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와의 인수합병(M&A)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정상적인 행위는 에너지 안보를 위한 통합이 아니라 정부의 의도와 반대로 에너지안보를 위협하는 참담한 정책 실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이어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졸속적인 통합에 반대한다"며 "과거 정책과 경영 실패로 발생한 부실은 정부가 먼저 책임지고 정리해야 한다.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공기업과 부실 공기업을 억지로 묶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석유공사 노조는 "정부는 국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서도 기습적으로 발표했는지 우려와 의심을 거둘 수 없다"며 "이번 통합안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 생태계를 파기하는 최악의 자충수이기에 결사 반대한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노조는 이어 "정부의 논리를 인정하더라도 중대한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당사자인 공공기관 종사자의 의견 수렴 절차를 한 번도 거치지 않았다"며 "정부 산하 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무원들이 밀실에서 공기업을 마음대로 찢고 붙여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할 수 없는 봉건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는 물론 광해광업공단을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몇 달 전부터 돌기 시작했다. 정부는 광물을 관리하는 광해광업공단을 제외하고 탐사 방법이 비슷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관리하는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만을 통합하는 쪽으로 결론 내렸으나, 양사 직원 대다수는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노조는 통합과 관련해 파업과 같은 투쟁에 대해 상급 노조와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다.
가스공사 직원은 4322명으로 이 중 노조 가입이 가능한 인원은 3932명이다. 가스공사는 복수 노조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인 1노조 가입자는 3652명이다. 상급 단체가 없는 2노조 소속은 280명이다. 가스공사의 노조 가입률은 100%다.
석유공사 직원은 1179명으로 노조 가입 대상 인원은 1002명이다. 이 중 94.5%인 947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상급 노조는 한국노총이다.
양사 노조는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임금, 복리후생 차이를 정리할 때도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2025년 말 기준으로 보면 가스공사의 직원 규모는 더 크고 임금도 상대적으로 높다.
가스공사 정규직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025년 말 기준 1억608만8000원이다. 급여성 복리후생비는 27만3000원, 성과 상여금은 1847만4000원이 지급됐다. 그에 비해 석유공사 정규직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9659만8000원으로 949만원 차이가 난다. 석유공사의 직원 1인당 급여성 복리후생비는 41만원, 성과 상여금은 687만2000원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