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기기, 배전기기 등 전력 인프라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미국 초고압 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엔비디아가 AI 붐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가운데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인프라 병목을 피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시설 확충에 나서면서 전력기기 공급 업체도 데이터센터 건설 붐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며 HD현대일렉트릭을 수혜 기업으로 소개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해외 전시회에 참여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HD현대일렉트릭 제공

데이터센터 수요는 늘고 있지만, 원하는 만큼 빠르게 건설하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컨설팅업체 피보탈 AI(Pivotale AI)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건설업자는 6개월 이내에 완공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일부 신흥국에선 최대 24개월, 주요 선진국에서는 8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기기 병목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업체 보다데이터의 윙 킨 청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 업계 밖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CPU)를 이야기하지만, 업계 내부에선 변압기와 발전기의 납기에 얼마나 걸리는지를 가장 먼저 묻는다"고 말했다.

이는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잔액으로도 확인된다.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잔액는 6월 말 기준 85억달러로, 6개월 전보다 23%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현재 3년치 이상의 수주 잔액을 확보했다"며 "일부 주요 고객과는 2030년 인도 예정 물량까지 수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건설이 활발한 미국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고압차단기 등 주력 전력기기를 앞세워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미국 100메가볼트암페어(MVA) 이상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시장점유율 17.2%, 25.7%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기기 신규 수주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센터향 비중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6.3%로 늘었고, 내년에는 15% 이상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초고압 전력기기뿐 아니라 배전기기, 회전기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인프라 전반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며 "각 사업 부문의 축적된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