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비테크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워커 S2'가 류저우 생산시설에 줄지어 서 있다./유비테크 제공

66.8%. 중국 로봇 기업 유비테크가 올해 상반기 휴머노이드 사업에서 기록한 매출총이익률이다. 매출액에서 제품 원가를 빼고 남는 비율로, 연구개발비와 판매·관리비 등은 반영하지 않는 지표다. 1년 전보다 19.5%포인트 높아졌고, 휴머노이드 매출은 15.4배, 판매량은 20배 넘게 늘었다. 적자를 감수하며 물량부터 키워온 중국 휴머노이드 선두 업체들에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면서 채산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7일 유비테크에 따르면, 로봇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4.2% 증가한 12억7000만위안(약 258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총이익률도 35%에서 44.7%로 올랐다. 2년 전만 해도 매출 비중이 3%에도 못 미쳤던 유비테크의 휴머노이드 제품·서비스 사업이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최대 사업으로 올라섰다.

연구개발비와 판매·관리비까지 반영하면 회사 전체 손익은 아직 적자지만, 손실 규모는 빠르게 줄고 있다. 올 상반기 유비테크의 순손실은 3억3900만위안(약 6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23% 감소했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손실도 약 46% 줄었다.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 하반기 조정 EBITDA가 흑자로 돌아서고, 내년에는 순이익도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또 다른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에서도 양산 확대가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유니트리의 로봇 평균 판매 가격은 2024년 전년 대비 56%, 지난해엔 36% 떨어졌지만, 전체 매출총이익률은 2023년 43.6%에서 지난해 60.3%로 상승했다. 모터와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직접 만들고 연간 판매량을 5000대 이상으로 늘리면서 원가를 낮춘 영향이다.

양산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은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에서도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은 2만2000대를 넘어 전년 동기의 약 3배로 늘었는데, 출하량 '톱 5′는 중국 기업이 모두 차지했다. 애지봇이 약 9700대로 1위, 유니트리가 약 7000대로 2위에 올랐고 갈봇·유비테크·러쥐가 뒤를 이었다. 이들 5개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86%에 달한다.

한국은 아직 휴머노이드 시장을 노크하는 단계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 상반기 하체에 바퀴, 상체에 양팔을 단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86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연간 생산능력은 약 120대 수준이다. 회사 전체 영업손실은 35억9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9% 확대됐다.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양산을 준비 중인 로보티즈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적 대부분을 로봇 관절 부품에서 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 272억원 가운데 98%가 로봇 관절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에서 나왔고, 바퀴형 휴머노이드 매출은 2%였다. 로보티즈는 내년부터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 K1'을 연간 1000대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다.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이그리스-C'를 판매 중인 로브로스도 현재까지 36대를 생산해 이 가운데 18대를 유상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완성품을 먼저 수천대씩 생산하면서 부품 조달 단가를 낮추고 조립 공정을 다듬는 동시에 현장 데이터까지 쌓고 있다"며 "국내 로봇 업체들은 부품 기술은 강하지만 본체 양산 경험이 적은 만큼, 양산 계획을 얼마나 빨리 실제 판매와 원가 절감으로 연결하느냐가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