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생산직 신입 공채 경쟁률이 올 상반기 82대1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불황을 벗어난 조선사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내고 직원 보상도 늘리면서 구직자가 몰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 상반기 생산직 신입사원 43명을 선발하는 데 35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지난해 상·하반기 생산직 공채 지원자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최종 합격자들은 지난달 10일 의장·탑재·조립·가공·장비 운영·특수선 생산 지원 등 16개 팀에 배치됐다. 한화오션은 이날부터 하반기 생산직 신입 공채에도 나설 예정이다.
장기 불황과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빠져나갔던 조선 생산직의 지원 규모는 최근 크게 늘었다. 한화오션 생산직 공채 지원자는 2024년 900여명에서 지난해 3500여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 경쟁률이 역대 최고로 올라선 데 이어 연간 지원 규모도 최대치를 새로 쓸 전망이다.
생산직에 지원이 폭주하는 건 조선업이 긴 적자를 벗어나 수년 치 일감과 높은 이익을 확보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 3사는 2024년 13년 만에 나란히 연간 흑자로 돌아섰다. 수주 호황을 타고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5조8758억원으로 전년보다 170%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4조7764억원을 벌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도 12년 만의 최대 수준인 약 1454억달러로 불어나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두고 있다.
한화오션도 2024년 2379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1091억원으로 뛰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1772억원을 냈다. 실적 개선은 직원들이 체감하는 보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년 만에 기본급의 150%가 성과급으로 지급된 데 이어 올해는 400%로 높아졌다. 국내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현지 조선소인 필리조선소를 보유해 한미 조선 협력 확대에 따른 사업 확장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실적과 처우 개선에 미국 사업의 성장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구직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감이 늘면서 조선사들도 생산 인력을 다시 늘리고 있다. 한화오션 임직원은 2023년 말 8600여명에서 올해 2월 1만1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도 지난해 경력과 전공 제한을 없애고 생산 기술직을 최대 160명 공개 채용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부산·울산·경남 지역 마이스터고 졸업생과 사내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생산 기술직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는 협력사 경력이 짧은 신입급 지원자까지 원청 정규직 전환 심사 대상을 넓힐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업황이 반등하고 주요 조선사들의 실적이 정상화되면서 생산직을 찾는 지원자가 늘고, 회사들도 불황기에 빠져나갔던 국내 인력을 다시 채우는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직자가 몰리는 대형 조선사와 달리, 협력사 등에선 여전히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같은 조선업계 안에서도 원청과 하청 간 처우나 고용 안정성 격차가 큰 탓이다. 정부와 조선사들은 협력사 임금·복지 지원과 국내 숙련인력 육성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 구직자의 마음까지 얻진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인력난은 이어지는 가운데 원청과 협력사 사이의 인력 수급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처우와 고용 안정성이 높은 원청 생산직에는 사람이 몰리지만 협력사와 숙련 기능직은 여전히 구인난이 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