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내 안내판./뉴스1

고려아연이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가 위법하다는 영풍·MBK파트너스 측 주장에 대해 "대법원 결정의 취지를 왜곡·확대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8일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상법 제369조 제3항에서 정한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SMC를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앞서 고려아연은 2025년 1월 임시주총 직전 SMC를 통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사들였다. 이후 고려아연은 양측이 서로 지분을 보유하는 '상호주' 관계가 만들어졌다며 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법원은 SMC의 회사 형태로는 이 같은 상호주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영풍·MBK 측은 이번 결정으로 당시 고려아연의 의결권 제한 조치가 위법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해외 계열사를 지렛대로 순환출자형 상호주를 형성하고, 이를 근거로 최대주주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위법이라는 명확한 사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결정이 2025년 1월 임시주총에 한정된 판단이라고 맞섰다. 고려아연 측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과 관련한 이번 대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고려아연의 현재 경영체제와 지배구조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안"이라며 "현재 고려아연의 경영체제와 지배구조는 이후 열린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토대로 성립됐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3월 정기주총을 둘러싼 의결권 분쟁에서는 별도의 법원 판단이 내려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에는 SMC가 갖고 있던 영풍 지분을 모회사인 선메탈홀딩스(SMH)가 넘겨받은 뒤 영풍의 의결권이 다시 제한됐다. 영풍·MBK 측은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 달라는 가처분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도 올해 4월 재항고를 기각했다.

양측은 이번 결정이 공정거래위원회 심의에 미칠 영향을 놓고도 맞섰다. 영풍·MBK 측은 "이번 대법원 결정은 해외 계열사를 우회 통로로 삼아 국내 법질서와 주주권을 무력화하려 했는지 여부를 살피는 공정위 심의에도 중요하게 고려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번 대법원 결정과 공정위가 심의 중인 공정거래법상 탈법행위 여부는 별개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측은 "SMC를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로 볼 수 없다는 임시주총 가처분 관련 법원의 판단을 공정거래법상 탈법행위 여부와 무리하게 연결하는 것은 적대적 M&A 논리를 강화하기 위한 MBK·영풍 측의 억지 주장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