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도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배터리를 포함한 주요 부품의 내재화와 수직 계열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BYD, 5분기 만에 실적 반등… 해외 매출이 국내 역전

지난 29일 공개된 BYD의 올해 상반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82억4100만위안(약 1조6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억5600만위안) 대비 29.6% 늘었다. 지난해 1분기(91억5500만위안) 이후 5분기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분기 이익률은 18.9%로 최근 1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BYD의 차량 1대당 이익이 지난 1분기 5831위안에서 2분기 7600~8728위안으로 증가했다고 파악한다.

그래픽=정서희

실적 반등은 수출이 이끌었다. 올 2분기 해외 판매량은 47만109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5만8182대) 대비 82.4% 급증했다. 이를 반영한 상반기 누적 수출량은 67.8% 증가한 79만2000대를 기록했다. 그 결과 상반기 해외 매출은 1812억6800만위안으로 국내 매출(1635억4700만위안)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 36%에서 52.6%로 확대됐다.

BYD의 해외 판매 증가는 경쟁사보다 가격을 크게 낮추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에서 BYD는 중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씨라이언 6 DM-i를 375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수입 PHEV SUV의 상당수가 8000만원을 웃돈다. 독일에서도 소형 전기차 돌핀을 르노의 르노5 E테크보다 약 3% 저렴하게 출시하며 현지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 부품 직접 만들어 비용 통제… 협력사 '후려치기' 지적도

BYD는 해외에서 낮은 가격에 차를 팔고 있지만, 이익은 남기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판매 가격이 출혈 경쟁이 심각한 중국 내수 가격보다는 높게 형성돼 있어 수출 물량이 늘어날수록 마진 폭이 커지는 것이다. 또 자체적으로 8척의 자동차 운반선을 운용하고,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물류비 절감한 점도 수익성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

근본적인 원가 경쟁력의 핵심은 부품 내재화와 수직 계열화다. BYD 관계자는 "각종 부품의 장기 연구개발(R&D)과 제조 부문의 수직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완성했다"며 "외부 가격 변동성 속에서도 생산 비용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BYD는 전기차 가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길고 얇은 칼날 형태로 만든 '블레이드 배터리'다. 실제로 BYD는 완성차 사업을 시작하기 전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한 기업이다. 여기에 BYD는 자동차 배터리셀을 중간 모듈 없이 팩에 직접 통합하는 방식으로 부품 수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플랫폼도 전기차 2개, 하이브리드 3개로 최대한 통일했다. BYD 관계자는 "플랫폼 표준화는 공통 부품, 공정 최적화를 통해 제품의 핵심 성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현지에서는 BYD가 협력사를 상대로 '납품 단가 후려치기'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에 진출한 한 자동차 부품사 임원은 "BYD에 부품을 공급하려면 적자를 감수하고 들어가야 한다"며 "BYD는 일단 차를 전 세계에 많이 판매해 인지도를 높이고, 그다음에 다 같이 수익을 나누자며 협력사에 낮은 단가를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선적 대기 중인 BYD 차량들./AFP 연합뉴스

◇ 원가 경쟁 본격화… 현대차 '2030년 원가율 3%포인트 낮출 것"

BYD를 비롯한 중국 완성차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현대차그룹도 긴급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최근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30년까지 영업이익률 '9%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매출 원가율을 기존 계획 대비 3.0%포인트(p) 추가 절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전 주기 원가 혁신(1.5%p) ▲미드니켈 배터리 적용 등 재료비 절감(1.0%p) ▲생산 및 부품 현지화(0.5%p)를 연계해 원가 구조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의 가격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각 완성차 기업의 우선 순위가 원가와 가격 경쟁력 제고로 옮겨가는 상황"이라며 "일부 기업들은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공동 개발은 물론 자체 생산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