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철강사 포스코의 노조가 오는 9월 9일을 올해 노사 교섭의 사실상 최종 시한으로 정하고,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4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포스코가 창사 이래 58년간 이어온 무파업 기록이 깨진다.
포스코 노조는 27일 "9월 9일까지 사측의 교섭 태도와 추가 제시안을 지켜본 뒤 예정된 1차 부분파업을 비롯한 단계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48시간 부분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쟁의 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달 조합원 97.09%가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2.2%의 찬성을 얻었다. 지난 18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당시 노조는 즉각 파업에 나서지 않고 추가 교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48시간 부분파업 방침을 구체화했다.
올해 임금 협상에서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 측은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세와 보호무역 확산 등으로 철강 업황이 악화한 상황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이 요구안 전체를 '1조4000억원'으로 환산해 대외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반발했다. 교섭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는 임금·복지·안전·인력 관련 요구를 모두 합산한 금액만 부각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교섭은 상대방의 요구에 가격표를 붙여 여론에 공개하는 과정이 아니라, 요구가 나오게 된 원인을 살피고 서로의 입장을 좁혀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노조는 임금과 성과 보상 외에 인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 안전 문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장의 인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 문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산업안전보건센터도 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안전 관리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사가 함께 참여하고 실질적인 구속력을 갖는 '자생안전특별위원회' 설치를 요구안에 포함했다.
노조 측은 "58년 무분규라는 기록을 깨는 것이 노동조합의 목적일 수는 없다"며 "오히려 그 역사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사측에 결단의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지만 사측이 또다시 현장의 희생만을 요구한다면 흔들림 없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