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산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참여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등 사업 참여를 확대해 왔다. 그러나 사업주체인 미 에너지 개발사 글렌파른이 자금 조달과 LNG 구매자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2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프로젝트 특수목적법인(글렌파른알래스카파트너스) 지분율을 지난해 말 1.17%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약 3.5%로 늘렸다. 지분 투자액은 총 3500만달러(약 485억원) 규모다. 글렌파른과 LNG 구매 합의를 맺은 외국 기업 중 직접 지분까지 취득한 곳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유일하다.

'8 스타 에너지(8 Star Alaska, LLC)'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홍보 영상./ '8 스타 에너지(8 Star Alaska, LLC)' 유튜브 캡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와 포인트톰슨 일대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가스처리시설에서 정제한 뒤 약 1300㎞ 길이의 신규 가스관을 통해 알래스카 남부의 니키스키까지 운송하는 대형 LNG 개발 사업이다. 니키스키에 건설되는 액화플랜트에서 천연가스를 액화한 뒤 해상 수출터미널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등에 공급하는 구조다. 연간 LNG 생산·수출 규모는 최대 2000만톤(t)이다. 2031년 첫 LNG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렌파른이 알래스카가스개발공사(AGDC)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글렌파른 산하 글렌파른알래스카에너지와 AGDC는 합작법인(8스타알래스카)의 지분을 각각 75%, 25%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간 100만t 규모의 LNG 장기(20년) 구매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글렌파른과 연간 100만t 규모의 LNG 도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기본 합의서(HOA)' 체결을 통해서다. 그룹 철강사업 계열사인 포스코가 1300㎞에 걸친 42인치 고압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도 공급하기로 했다.

황의용 포스코인터내셔널 상무는 지난 6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전략적 파트너이자 철강 소재 공급사, LNG 구매사로 폭넓게 참여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글렌파른의 최종투자결정이 수차례 미뤄지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당초 글렌파른은 지난해 12월까지 최종투자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연기됐다.

최종투자결정을 위해서는 우선 전체 연간 수출 물량인 2000만t의 80%인 1600만t의 계약 물량을 사전 확보해야 한다. 현재 글렌파른은 대만 600만t, 일본 200만t, 태국 200만t, 프랑스 200만t, 한국 100만t등 1300만t의 수출 물량을 확보했다. 300만t의 추가 수출 계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알래스카 주의회의 재산세 유예 법안 통과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알래스카는 석유·가스 인프라에 연 2%의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사업자들의 세금 부담을 감안해 프로젝트가 상업 가동에 들어가기 전까지 재산세 부과를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의회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브렌던 듀발 글렌파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주의회에서 논의 중인 세금 관련 법안이 마무리되면 최종투자결정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호주에 이어 북미 지역으로 LNG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연간 가스 판매량을 현재 260만t에서 2031년 420만t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북미산 LNG 수입 물량은 지난해 첫 도입한 LNG 전용선과 싱가포르 트레이딩법인을 거쳐 연내 준공 예정인 광양 제2LNG터미널에 저장된다.

한승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산 LNG 대비 북미산 LNG는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으로, 북미산 물량을 확보하면 LNG 트레이딩 사업 규모 성장도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