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개발 입찰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방위사업청 소속 공무원과 방산업체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079550)(LIG D&A) 임원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LIG D&A가 "이번 사건과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2034년부터 한국 공군의 독자적 전자전 능력을 구축하는 것으로, LIG D&A와 대한항공(003490)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방사청은 LIG D&A가 수주한 사업 중 불법적 요소가 확인된 사업은 계약 이행 정도와 국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계약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판교하우스./LIG D&A 제공

21일 LIG D&A는 입장문을 통해 "당사 임직원이 기소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은 이번 이슈와는 무관함을 명백히 밝힌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김동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방사청 5급 공무원 A(49)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방산 업체 LIG D&A 임원 B(55)씨를 각각 구속 기소했다. 자금 세탁을 도운 하청업체 대표 C(52)씨와 방산 업체 LIG D&A의 다른 임원 D(48) 등 4명도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방사청 공무원은 2021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915억원 규모의 6개 방위 사업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LIG D&A에 유리하게 점수를 준 혐의를 받는다. 20개 평가 항목 중 16개에서 LIG D&A에는 최고점을, 경쟁 업체에는 최저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그 대가로 LIG D&A 측에서 총 4억6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각종 이권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특혜가 제공된 6개 사업 중 3개는 지난해 말 LIG D&A가 대한항공과 함께 수주한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의 핵심 또는 관련 기술이었다고 보고 있다. 총사업비 1조7775억원 규모로, 적의 통합방공체계와 무선지휘통제체계 등을 무력화하는 항공기를 2034년까지 연구개발해 실전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후속 사업까지 합하면 실질적 사업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LIG D&A는 "전자전기 사업 평가에는 해당 공무원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며 "전자전기 사업은 공정한 평가 과정을 거쳐 (LIG D&A가) 큰 점수 차로 선정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공무원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과제가 '전자전기 체계개발'의 기반이 되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는 전자전기 사업의 핵심기술요소(CTE)와는 연관성이 없다"며 "해당 과제의 적용대상 무기체계 또한 전자전기가 아니므로, 해당 과제를 전자전기 사업의 선행 핵심기술로 규정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LIG D&A는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이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는 "LIG D&A는 KF-21 통합전자전장비, 차세대 함정용전자전장비, 잠수함용전자전장비, 신형 백두정찰기에 탑재되는 전자정보 임무장비 등 50년 가까이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며 축적해온 독보적인 기술 및 실적을 바탕으로, 다수 군산학연 관계자들과 성공적 연구개발을 위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3가지 과제로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의 주관업체가 선정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첨단 군 전력의 완성을 위한 도전과 헌신을 폄훼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LIG D&A의 범죄와 수주 사업의 인과 관계가 확인되면 계약 해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지난 18일 "원칙적으로 LIG D&A가 수주한 사업은 계약 초반일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이행 보증금과 지급 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며 "단 이행 정도가 70~80% 진행됐을 경우 원상태로 돌리는 것이 국가 입장에서 전력화 시기가 몇 년 이후로 밀리는 것이라 종합적 판단하에 계약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사청은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방사청 공무원의 행위는 개인 일탈이라는 입장이다. 이 청장은 "지금까지 수사 흐름상 구속된 저희 직원은 한 명뿐이고 다른 직원의 관여는 없어서 개인 일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