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진출한 국내 조선·철강업체들이 현지 인력 채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정부의 보조금 혜택을 활용하면서 장기적인 사업 기반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각) 크리스 필커튼(Chris Pilkerton) 미 재무부 차관보와 켈리 로플러(Kelly Loeffler) 미 중소기업청(SBA)장이 미 필라델피아주에 있는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켈리 로플러(Kelly Loeffler) 미 중소기업청장 페이스북 캡처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데이비드 킴 한화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필라델피아주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미 연방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조선 기자재 공급망과 고용 창출과 관련해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드 킴 CEO는 "필리조선소 선박 한 척당 1000곳의 공급 업체와 협력하고 있는데 이 중 75%가 필라델피아 지역 공급 업체"라면서 "현재 협력 업체 직원 포함 2000명 규모인 근무자를 1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조선소 견습생 규모와 인력 양성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200명 규모인 견습생을 향후 500명 규모로 늘린다. 조선소 부지 내 신규 교육 시설도 새로 건설한다. 현재 21개 수준의 용접 부스를 95개로 늘리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화 필리조선소가 현지 인력 확충에 집중하는 것은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얻으면서 장기적인 사업 기반도 구축해나가기 위해서다.

미 노동부는 지난 1월 미국 내 조선 인력 양성을 위해 한화 필리조선소 인근의 교육기관 두 곳에 각각 800만 달러, 58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조금을 통해 한화 필리조선소는 '국제 조선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설립하고 조선소 견습생을 대상으로 용접과 철강 작업 등에 대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철강사도 현지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 착공을 앞두고 있는 '현대-포스코 루이지애나 스틸(HPSL)'은 현지에서 필요한 정규직 직접 고용인원을 13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HPSL은 제철소 가동에 필요한 대규모 인력을 현지 대학과 연계를 통해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HPSL은 현지 2년제 공립대학 '리버 패리시스 커뮤니티 칼리지(RPCC)'와 내년 하반기 개소를 목표로 철강 인력 양성 센터를 설립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기·기계 유지 보수와 첨단 제조 3가지 영역의 기술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2년간의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관리직과 기술직 인력들이 제철소에 투입되지만,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만큼 현지 인력 수급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면서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력과 생산 기술력은 설비 투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시급하고 필요한 일"이라면서 "조선업의 경우 설비가 노후화됐으니 첫 번째가 생산 체계를 현대화해달라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 인력과 기술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