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 배분과 공장 신설 등 기업의 경영상 의사 결정은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메가특구에는 근로 시간과 고용 규제를 완화하는 등 노동 유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선정된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광주 군 공항에서 전투기가 날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경총은 17일 발표한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최근 노동 현안에 대한 경영계 제언'을 발표했다.

제언을 통해 경총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배분 요구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아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를 목적으로 한 파업도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경총에 따르면 근로기준 법령에는 성과급이 근로조건으로 규정된 바 없고, 대법원도 근로조건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가깝다는 이유로 임금성을 부정했다. 또 식대, 교통비 등 복지나 휴일, 징계 등 기타 대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경총은 주장했다.

경총은 해외 주요국들도 노사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기로 합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개인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빅테크 기업들은 이사회 산하 보상위원회가 결정한다. 프랑스는 개인별 지급액에 법적 상한이 있는 법적 이익 참여제를 시행 중이다.

경총은 영업이익에 연동된 성과급 지급 요구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위축되고 노사 갈등도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정의 규정을 개정해 이익 배분 등을 쟁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고용노동부는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통해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경총은 정부의 호남권의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노동계가 반도체 공장 설립을 단체교섭 의제로 삼으려는 데 대해서도 "신규 공장 설립은 경영 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이기에 역시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공장 신설도 노동조합법을 개정해 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또 메가특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동 유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일본·중국 등 경쟁국이 근로 시간과 고용 형태를 유연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에도 유연한 경영 환경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메가특구 특별법에 담길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 연장근로 관리 단위(현행 1주)의 월·분기·반기·연 단위 확대 ▲ 연구개발·전문직과 스타트업 핵심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기간 확대 ▲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현행 2년) 확대 ▲파견 대상 업무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인공지능(AI)·반도체 대전환 시대의 기술 패권 경쟁은 결국 인재를 얼마나 신속하고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 지의 싸움"이라며 "영업이익 성과 배분과 공장 신설 등 기업의 고도의 경영상 결정이 노사 갈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며, 메가특구가 국가전략산업 육성의 출발점이 되기 위해선 노동 유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