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두 달 만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재회한 자리에서 내년 1분기에 선보일 LG그룹의 첫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생김새를 공개했다. LG전자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한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와 상체는 유사하지만, 두 다리가 달린 게 다른 점이다. 클로이드는 상체는 사람과 비슷하지만, 하체에는 바퀴가 달려있었다.

14일(현지 시각) LG에 따르면 구 회장과 황 CEO는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인공지능(AI) 팩토리, 모빌리티 등 3대 분야 관련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LG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어처를 선보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왼쪽)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후 미니어처 휴머노이드 로봇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로봇은 LG가 선물한 것으로, 구광모 대표와 젠슨 황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의 사인이 담겨있다. / LG 제공

엔비디아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보면 구 회장과 황 CEO는 MOU 서한에 서명한 직후 인사를 나눈다. 황 CEO가 구 회장에게 먼저 "굿 투 씨유, 리얼, 잇츠 리얼(Good to see you. Real, it's real)"이라고 말하면서 손을 내밀고 구 회장이 "리얼"이라고 화답하며 악수를 나눈다.

구 회장과 황 CEO가 MOU 서한을 놓은 테이블 위에는 LG가 개발 중인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어처가 자리 잡고 있다. LG가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실물의 축소판이다. '아이작'은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고 작업하는 지능과 행동을 학습하는 플랫폼이다. '그루트'는 범용 휴머노이드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두 사람은 MOU에 서명한 이후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어처 상자 겉면에 친밀 사인도 남겼다. 또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어처를 함께 들어 보이며 사진을 찍었다.

해당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어처가 담긴 상자 뒤에 두 회사의 로봇 관련 부품과 기술이 적혀 있다. LG그룹에선 LG전자의 액추에이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LG이노텍의 멀티센싱 모듈, LG디스플레이의 곡면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엔비디아의 기술 중에선 아이작 그루트 외에 젯슨 토르(Jetson Thor),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Halos for Robotics) 등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소프트웨어가 탑재된다고 적혀 있다. 젯슨 토르는 차세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의 온디바이스 AI 연산을 위해 개발된 컴퓨팅 모듈·플랫폼이다.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는 로봇용 통합 안전 시스템이다.

한편, 구 회장과 황 CEO는 두 달 만에 재회했다. 황 CEO는 지난 6월 방한 당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 회장과 최고경영진 회동을 갖었다. 당시 구 회장은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회담을 마친 후 "시간이 부족해 세부적인 논의를 모두 진행하지 못했다"며 "다음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다시 만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