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휴머노이드 로봇, 인공지능(AI) 팩토리, 모빌리티 등 3대 분야에서 AI 시대 표준을 만들기로 했다. 구 회장과 젠슨 황이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최고경영진 회동 이후 협의를 이어온 결과다.

LG그룹은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 회장 및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황 CEO와 엔비디아 최고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MOU(Strategic Business Collaboration MOU)'를 체결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지난 6월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 LG그룹 제공

이날 행사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류재철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현신균 LG CNS CEO,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LG는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AI 팩토리, 모빌리티 등 3대 분야에서 AI 시대의 표준을 만들고 확산을 가속할 예정이다.

우선 LG는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엔비디아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 기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에는 온보드 컴퓨팅과 고도화된 추론·제어를 위한 엔비디아 젯슨 토르(Jetson Thor)가 탑재된다. 또한 해당 로봇은 엔비디아의 개방형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와 업계 최초의 로보틱스용 풀스택 통합 안전 시스템인 엔비디아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Halos for Robotics) 기반으로 개발된다.

LG는 이 로봇에 LG전자 엑추에이터, LG이노텍 센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등 주요 계열사의 기술과 역량을 결집한다. 엔비디아의 AI 기술에 LG의 역량을 더해 '원(One) LG' 기반의 차별화된 피지컬 AI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또한 올해 중 휠 베이스 형태의 LG 클로이드를 LG전자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해 실제 제조 환경에서 실증(PoC)을 진행한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의 성능과 활용성을 고도화하고, 향후 글로벌 생산시설을 비롯해 가정과 상업 공간 등 다양한 환경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양사는 협력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및 사업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 태스크포스를 운영한다. 태스크포스는 연구개발(R&D), 현장 실증, 사업화 과정 전반에서 긴밀히 협업하며 주요 과제를 구체적인 성과로 빠르게 연결해 나갈 계획이다.

LG는 엔비디아의 DSX를 기반으로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DSX는 AI 팩토리의 설계부터 시뮬레이션, 실제 운영까지 전 과정을 통합·관리하는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최적화 플랫폼이다. LG는 엔비디아의 DSX AI 팩토리 아키텍처에 LG전자 냉각,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LG CNS와 LG유플러스의 설계·운영 노하우, LS의 전력솔루션 등 AI 인프라(AIDC) 분야 'One LG' 역량을 총결집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우선 2027년 상반기 엔비디아 베라 루빈을 기반으로 LG의 차별화된 냉각·전력·IT 기술을 적용·검증하기 위한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한다. 이어 2028년 상반기에는 충청남도 천안에 80메가와트(MW) 규모로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LG는 엔비디아의 최신 DSXTM 플랫폼 기반의 AI 팩토리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설계부터 구축·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원(One) LG' 통합 솔루션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검증할 예정이다.

향후 LG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에게 검증된 AI 팩토리 솔루션을 'One LG' 패키지로 제안하는 등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LG와 엔비디아는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협력한다. LG는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 플랫폼에 LG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AIDV(AI Defined Vehicle, AI가 차량의 데이터 기반 학습과 판단을 수행해 자율주행·운영을 고도화하는 차량) 플랫폼 상용화에 나선다.

LG는 엔비디아의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용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전장 사업 역량을 자율주행 영역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과 차량 내 AI 서비스를 통합한 차세대 차량용 솔루션을 글로벌 완성차(OEM) 고객에게 제공하고,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구 회장은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며 "산업을 선도하는 레퍼런스 구축을 통해 AI 확산을 가속화 하겠다"고 말했다.

황 CEO는 "피지컬 AI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는 모든 기계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추론하며,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있다. 이는 가정과 공장 현장, 도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바꿔놓을 것"이라며 "LG와 엔비디아는 수년간 이어온 협력을 바탕으로 LG의 제품 엔지니어링 및 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로봇, AI 팩토리,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