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106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3730억원, 영업이익은 58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6.6%, 126.8% 증가했다. 아연 가격 상승과 동·핵심 광물 판매 확대에 계열사의 금속 판매 및 생산 회복 등이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창립 52주년을 맞은 고려아연은 아연·연 제련에서 출발해 금·은·동과 희소금속까지 함께 회수하는 '멀티메탈 통합제련'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 최기호 선생과 최창걸·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은 각각 회사 설립과 경영, 제련 기술, 원료 조달을 맡으며 현재 사업 구조의 토대를 마련했다.
최기호 창업주와 최창걸 명예회장은 국내 비철금속 산업 기반이 취약했던 1970년대 고려아연을 설립해 제련 사업을 시작했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초기 경영을 맡아 조직과 재무 체계를 갖추고 생산시설을 확대하며 회사의 외형을 키웠다.
사업이 커지면서 제련 기술과 원료 확보도 함께 강화됐다. 금속공학을 전공한 최창영 명예회장은 1976년 경영에 참여해 공정 개선과 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제련 잔재에서 유가금속을 추가로 회수하는 TSL(Top Submerged Lance) 기술 개발과 상용화 등을 추진해 회수 가능한 금속의 종류와 생산성을 높였다. 이러한 성과로 2006년 '한국을 일으킨 60인의 엔지니어', 2010년 한국공학한림원의 '대한민국 100대 기술인'에 선정됐다.
최창근 명예회장은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국내 제련산업의 특성에 맞춰 해외 광산과 자원개발 현장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넓혔다. 제련 기술 고도화와 원료 공급처 확대가 맞물리면서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뿐 아니라 여러 유가금속을 한 공정에서 회수하는 통합제련 체계를 발전시켰다.
이 같은 사업 구조는 최윤범 회장 체제에서 핵심 광물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통합공정의 유가금속 회수율은 최대 96.5%에 달하며 핵심 광물 회수율도 기존 60%대에서 80%대로 높아졌다. 2028년까지 동 생산능력을 연간 15만톤으로 늘리고 갈륨과 게르마늄 생산도 추진할 계획이다.
신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22년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자원순환을 3대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제시했다. 이후 호주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황산니켈·전구체 등 이차전지 소재, 전자 폐기물과 스크랩을 활용한 자원순환 사업을 확대해 왔다.
통합제련 사업은 미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해 아연·연·동과 갈륨·게르마늄·인듐·안티모니 등 핵심 광물을 생산하는 통합제련소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온산제련소에서 반세기 동안 축적한 다금속 제련 기술을 토대로 국내 핵심 광물 생산을 늘리는 동시에 미국 공급망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