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기후특위)가 탄소중립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결정한 204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두고 철강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온실가스 배출 속도를 10배 수준으로 높여야 되는데, 철강사들은 친환경 설비 도입에 따른 비용 급증과 제한된 시간 등을 이유로 보폭을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남 광양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포스코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후특위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는 지난달 28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감축기본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했다.

이번 탄소중립법 개정은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가 탄소감축기본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조치다. 이번 법안은 기후특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최종 확정된다.

개정안은 2018년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53%∼61%, 2040년까지 69%∼80%, 2045년까지 84%∼90% 범위에서 각각 줄이도록 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9158만t(톤)으로 2018년 배출량 7억2760만t보다 약 5% 줄었다. 2018년 대비 69% 감축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204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2억2556만t까지 줄여야 한다.

매년 7%의 감축률을 유지해야 남은 14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4억6602만t 줄일 수 있다. 2018~2025년 연평균 감축량이 0.7%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감축 속도를 지금보다 10배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목표치를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년 간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약 1% 수준씩 줄어들었다. 지난 6월 발표된 '2026 포스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984만6050t으로 전년 7106만5170t 대비 1.7% 줄어들었다. 2024년의 경우 전년 대비 감축률은 1.2%였다.

현대제철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2840만6000t으로 전년 2922만4000t 대비 2.8% 감소했다. 2024년은 전년 대비 1.5%의 감소율을 보였다.

현재 철강업계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에 이른다. 오는 2040년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2억2556t까지 줄인다고 했을 때 철강업계는 3383만t 수준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철강업계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고로 방식 대신 전기로 방식의 생산 비중을 높여 왔다. 그러나 설비를 대규모로 전환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도 투입돼야 하는 만큼 이번에 국회가 제시한 대로 속도감 있게 온실가스 감축을 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에서는 또 최근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철광석 가격도 올라 비용 부담이 급증한 점도 단기간에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높이기 어려운 이유로 꼽는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철강산업에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철광석을 덜 쓰고 스크랩을 더 많이 쓰는 것"이라며 "이 경우 생산 원가는 오르는 반면 가격 프리미엄을 제대로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설비 투자에 대한 비용을 보조해 주거나, 저탄소 제품을 생산했을 때 제대로 값을 쳐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여러 인센티브를 줘야 저탄소 철강재 생산·투자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