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 1·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원가 상승으로 상반기 실적이 악화하자 철강 수요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자동차·조선용 공급 가격을 올려 수익성 회복에 나선 것이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주요 완성차업체들에 자동차 강판 단가 인상 방침을 통보하고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2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원화 약세) 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 요인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통상 2월과 8월에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을 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동차 강판은 가격 협상이 거의 끝나 이달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남 광양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포스코

포스코도 상반기 공급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원가 상승분을 하반기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자동차업계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가격을 한꺼번에 급격히 올리기보다는 점진적 인상을 통해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3~4년치 선박 건조 일감을 채워둬 철강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을 더 높여 받겠다는 것이다.

후판 유통 가격은 연초 톤당 91만원에서 6월 말 100만원으로 올랐다. 현재 후판 유통 가격은 101만원 수준이다. 대형 수요처인 조선소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협상 가격이 더 낮게 책정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가 상승 요인들을 반영해 하반기 후판 가격도 인상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인상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3후판공장에서 후판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광석과 원료탄, 철 스크랩 등 원료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 에너지와 물류 비용 증가 탓에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다.

포스코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49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43%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2분기에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2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으나, 상반기 누적으로는 6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철강업계는 3분기 들어 주요 원료 가격과 환율이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2분기 원가 상승분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호주 원료탄 선물 가격은 연초 톤당 210달러대에서 6월 초 250달러대로 오른 뒤 최근 210달러대로 하락한 상태다. 철광석 가격도 5월 초 톤당 110달러를 넘어섰다가 7월부터는 100달러를 밑돌고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원가 상승분이 후행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의 경우 3분기 고로 원재료 투입 단가는 톤당 2만5000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