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뒷받침할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를 계기로 국내 조선사와 대학이 미국 조선업 인력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국은 조선업 현장에서 일할 생산 인력과 연구개발(R&D) 인력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 참석한 한화 직원들이 '마스가(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한미 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연 지난달 23일 미국 조선 인력 양성을 위한 방안을 줄줄이 발표했다. 미 정부는 지난 2월 조선업을 국가 안보 핵심 산업으로 정의한 종합전략 해양행동계획(MAP)을 공개하면서 4가지 핵심 축 중 하나로 인력 양성을 꼽았다.

한화오션은 앞으로 교육생을 직접 가르칠 강사들을 육성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미 펜실베이니아주 한화 필리조선소 인근의 델라웨어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DCCC)와 조선 분야 강사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향후 도입할 한국의 조선 기술과 관련해 강사를 먼저 교육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강사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한화 필리조선소와 DCCC는 올해 1월 미 연방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조선 인력 훈련 모델 구축 작업을 해왔다. 보조금은 4년간 총 800만달러 규모다. 내년까지 최대 500명의 견습생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생 현장 실습과 채용을 연계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MRO(유지·보수·정비) 전문 조선사 비거마린그룹과 첨단 인프라를 갖춘 인력 양성 센터를 공동으로 설립한다. 삼성중공업은 비거마린그룹 조선소 인근에 트레이닝 센터를 세우고 VR·AR(가상·증강 현실) 용접∙도장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미 조선협력센터도 2028년까지 미 조선 인력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발굴하고, 국내 전문 교육 인력을 30여 명 파견할 예정이다.

미 필라델피아주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델라웨어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DCCC) 견습생이 용접 교육을 받고 있다. /DCCC

미국 조선업계는 인력난이 심각하다. 컨설팅사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미국 주요 조선소는 용접공, 전기공 등 숙련 노동자를 충분히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계 연구를 하거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관련 분야 전공자도 부족한 실정이다. 미 교육부 산하 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미국 내 2년제·4년제 대학 중 조선해양공학과가 설치된 곳은 뉴올리언스대, 미시간대, 미 해군사관학교, 조선해양공학 단과대 웹인스티튜트 4곳뿐이다.

국내 대학도 미국 내 조선해양공학 분야 미래 인력 양성에 참여한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는 내년 미 샌디에이고주립대(SDSU)와 학점 인증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업무 협약을 논의 중이다.

빠르면 내년 2학기부터 SDSU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등록하게 된다. 서울대는 유체역학·구조역학·생산역학 등 조선해양공학의 핵심 과목을 가르칠 예정이다.

SDSU에서는 2024년 기계공학과 학과장으로 부임한 패트릭 권 교수가 조선해양과 신설과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DSU는 지난 3월부터 삼성중공업과 공동 연구 센터(SHI-SDSU Advanced Maritime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우종훈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실제 선박을 설계하고 배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미국은 이 분야의 인력과 대학 및 연구 기관이 거의 전무하다"고 했다.

우 교수는 "산업이 발전하려면 학부생 배출과 다양한 연구개발 체계가 유지돼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조선 생산과 설계 분야까지 다양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전문 인력이 배출돼 산업이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은 대학이 줄며 오랜 기간 학부생 배출이 제대로 안 됐고 이런 점이 미국 내 조선 인력이 줄어들게 된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