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국내외 항공사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항공사들이 이곳 노선을 앞다퉈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노선은 현재 수도권 노선보다 출혈 경쟁이 덜해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외항사까지 덤벼드는 이 상황대로면 부산 노선마저 공급 포화 상태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만 국적 대형 항공사인 스타룩스항공은 오는 9월 6일부터 20일까지 부산~대만 타이베이 노선의 일요일 운항 횟수를 기존 두 번에서 세 번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노선은 일주일에 총 16번씩 두 도시를 오가게 된다. 부산~타이중 노선 토요일 운항도 10월 3일부터 한 번에서 두 번으로 확대된다.
부산 노선에 힘을 주는 항공사는 또 있다.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은 최근 부산에 항공권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총판 대행 사무소를 마련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부산~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노선에 정식 취항할 계획이다. 당초 8월에 취항할 예정이었지만 중동 정세로 인해 잠시 미루고 연내 적절한 시기를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항공사들도 부산 출·도착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은 오는 10월 25일 시작되는 동계 일정부터 부산~중국 상하이 노선을 증편하기 위해 관련 작업 중이다.
에어부산 역시 같은 날부터 부산~중국 광저우 노선, 부산~태국 치앙마이 노선에 각각 신규 취항, 재운항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부산~후쿠오카 58편, 부산~타이베이 56편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다.
◇ '부산병' 바람 탄 증편… "지금은 수익성 높지만, 이대로면 공급 과잉"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부산 관광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해국제공항의 국제선 출·도착 여객은 607만1022명으로 전년 동기(492만7945명) 대비 23.2% 급증했다. 이는 인천국제공항(3838만6794명·6.3% 증가), 김포국제공항(253만2545명·18.9% 증가)의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만과 같은 중화권을 비롯해 일본 등 아시아권 여행객 사이에서는 '부산병(病)'이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부산 여행이 인기"라며 "바다와 인접해 서울과 달리 여유로운 분위기가 있는데다 물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만·일본과는 거리도 가까워 한동안 관광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입장에서도 부산발 노선 확대는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인천 등 수도권 노선의 경우 공급이 넘쳐 출혈 경쟁이 극으로 치달은 상황"이라며 "반면 부산 노선은 수요가 뒷받침되면서도 수도권 노선 대비 경쟁도가 낮아 '제값 받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만·일본 등의 경우 운항 거리가 서울보다 짧은 만큼 유류비 등 비용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다만 국적 항공사에 더해 외항사까지 부산 노선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것은 우려 요인이다. 김해공항 국제선 공급석은 지난해 상반기 579만9958석에서 올해 상반기 695만7228석으로 20% 증가했다. LCC 업계 관계자는 "외항사 진입으로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대로면 부산 노선에서도 출혈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