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무인기에 얹어 '피지컬 인공지능(AI)' 구현에 나선다. 국내에서 개발한 AI 반도체를 실제 방산 플랫폼에 탑재하는 첫 사례다.

KAI는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의 방산 분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사업 규모는 953억원, 개발 기간은 5년이다.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이를 무인기 플랫폼에 통합해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ADEX 2025에서 소개된 KAI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KAI 제공

이번 사업은 세 개의 세부 과제로 나뉜다. KAI는 사업 전체를 총괄하면서 고속 소모성 공중 무인기와 자율제어시스템(ACS)의 개발·통합·검증을 맡는다. AI 반도체(SoC) 설계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이 담당하고, 반도체 생산(파운드리)은 삼성전자(005930)가 책임진다. 여기에 국내 AI 반도체·AI 모델 개발 기업과 기관들이 컨소시엄으로 힘을 보탠다.

그동안 국방용 반도체는 해외 의존도가 높았다. KAI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방 반도체 국산화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국내 팹리스와 AI 기업에는 방산이라는 새 시장의 문을 열어주는 상생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된 반도체는 KAI가 자체 개발 중인 AI 파일럿 '카일럿(K-AILOT)'에 적용된다. AI 파일럿이 무인기를 스스로 조종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는데, 이 연산을 도맡는 핵심 장치가 바로 AI 반도체다.

KAI는 향후 위성용 AI 반도체까지 범위를 넓혀, 정찰위성이 확보한 전장 데이터를 지상 통제 없이 위성 안에서 곧바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공중의 유·무인기와 우주의 위성, 지상을 국산 AI 반도체와 통신망으로 묶는 '초연결 전장'이 완성된다.

KAI 관계자는 "국내에서 개발한 AI 반도체를 실제 방산 플랫폼에 적용하는 첫 사례인 만큼, AI 주권과 방산 주권을 확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