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2분기에 모두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상선 부문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수년 전 수주한 고선가 선박이 매출에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별로 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15% 안팍의 영업이익률을 거둔 반면, 삼성중공업은 1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조선·증권업계에선 환 헤지(미래에 적용될 환율을 미리 고정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는 것) 비율 차이를 영업이익률 격차의 주요 배경으로 꼽는다.
선박은 건조 계약 후 인도까지 통상 3~4년이 걸리고 공정률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삼성중공업은 100% 환 헤지 전략을 써 2024년 4분기부터 지속된 강달러(원화 약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매출 6조3322억원, 영업이익 1조399억원, 영업이익률 16.4%를 기록했다. 한화오션의 2분기 매출은 5조4432억원, 영업이익은 7361억원, 영업이익률은 13.5%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매출 3조2307억원, 영업이익 3250억원, 영업이익률 10.1%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시점에 100% 환 헤지하는 전략을 쓴다. 계약 당시의 환율로 고정하는 것이다.
조선사는 달러로 선박 건조 계약을 맺기 때문에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실적에 호재로 작용한다. 계약 후 환율이 오르면 남은 달러 대금의 원화 환산 금액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에는 환율이 2022~2023년 1300원 안팎이었을 당시의 물량이 절반가량 인식됐다. 삼성중공업은 실적 발표회에서 2분기 매출에 2022년 수주분이 약 20%, 2023년 수주분이 약 30% 반영됐다고 밝혔다.
2022~2023년 연평균 환율은 각각 1292원, 1305원이었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이 1502원인 것을 고려하면 환 헤지로 인해 그만큼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환율이 1400원 중반~1500원대였던 2024~2026년 계약한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환율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한 예로 삼성중공업이 2023년 6월 수주해 2028년 2월 인도하기로 한 LNG 운반선 2척 건조 계약은 환율 1294.9원이 적용됐다. 반면 지난달 수주해 2029년 1월 인도하기로 한 LNG 운반선 1척 건조 계약엔 환율 1528.6원이 적용됐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중공업은 100% 환 헤지 정책상 여전히 1300원 수준 환율에 묶인 일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 경쟁사 대비 수익성이 낮은 이유"라며 "환율이 1400~1500원인 구간에서 수주한 일감이 반영되면 상대적 약점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증권업계에선 HD현대중공업의 환 헤지 비율을 약 75%, 한화오션의 환 헤지 비율을 약 10%로 추정한다.
한화오션은 2분기에 상선 부문에서 역대 최고치인 22.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2024년 수주분이 절반을 차지했고 2023년과 2025년 수주분이 각 25%를 차지했다. 사실상 환 노출 구조에서 환율 상승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다만 한화오션은 환율 효과 외에도 생산성 향상과 설계 최적화 등에 따른 원가 개선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