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날 장내에서 48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한 후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 회장은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목적에서 주식을 샀는데, 이날 주가 급등으로 하루 만에 14억원이 넘는 거액의 시세 차익을 얻게 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장 초반부터 시작된 급등세를 계속 유지하며 전날보다 30%(39만6000원) 상승한 171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월 28일 이후 17년 6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0일 최 회장이 장내 매수를 통해 보통주 362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 132만2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47억8564만원 규모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 회장이 전날 사들인 주식의 가치는 하루 만에 14억3352만원 늘어난 62억1916만원이 됐다.
현행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르면 상장사 임원이나 주요 주주가 거래 개시일을 기준으로 과거 6개월과 향후 거래 기간에 거래할 주식을 합산해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을 거래하려면 거래 개시일 30일 전까지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최 회장은 사전 공시 의무를 이행하는 선에서 최대치의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SK그룹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주식을 직접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반도체 산업과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최 회장이 주식 매입을 통해 변함 없는 성장성과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서도 "주가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며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계속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AI가 아직은 4살짜리 어린아이 수준이지만, 성인이 되려면 메모리가 쓰인다. 메모리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