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직에 올랐다. 차남인 김동원 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동관 수석부회장 중심의 승계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은 물론, 각 형제의 사업 영역도 보다 뚜렷하게 분리되면서 책임 경영 체계가 확립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화시스템(272210)의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등 계열사 5곳의 수장도 새로 임명했다.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 화재를 계기로 사업 부문 전면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화그룹은 주요 경영진 승진 및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 내정 인사를 8월 1일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의 핵심은 김동관 부회장의 수석부회장 승진이다. 지난 2022년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4년 만이다.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직은 금춘수 전 수석부회장이 지난 2024년 5월 고문직으로 물러난 뒤로 2년간 공석이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부회장으로, 김동선 한화비전 부사장은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단 이들의 담당 사업은 ▲방산·해양·우주항공·에너지(김동관 수석부회장) ▲금융(김동원 부회장) ▲유통·레저·식음료(김동선 사장) 등 기존과 같이 유지된다.
한화그룹 3세의 승진으로 김동관 수석부회장 중심의 승계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석부회장직은 중장기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대형 프로젝트 및 투자 우선순위를 진두지휘하는 중심축 역할이다. 그룹 장악력이 더욱 확대된다는 의미다.
김동관 수석부회장의 지분 확보 작업도 사실상 완료됐다.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화 개인 지분율(보통주 기준)을 지난해 초 4.9%에서 지난해 말 9.8%까지 늘렸다. 같은 기간 김승연 회장의 지분율은 22.7%에서 11.3%로 축소됐다. ㈜한화 최대주주는 22.2%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인데,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김동관 수석부회장(50%)이다.
여기에 김동원 부회장, 김동선 사장의 승진으로 3세 간 책임 경영 체제가 한층 공고해지면서 안정적인 승계 구도가 확립됐다는 평가다. ㈜한화는 지난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존속 법인 ㈜한화와 기계·유통·서비스를 담당하는 신설 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나누면서 김동선 사장의 독자 노선을 확보한 바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요 경영진 승진을 계기로 각 분야의 사업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사업 영역 확장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계열사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도 발표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한화에어로다. 기존 손재일 대표이사가 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를 겸직했는데, 이번 인사에서는 두 회사의 수장이 각각 임명됐다. 손재일 대표이사는 지난 6월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화에어로 사업부문은 이부환 한화에어로 정밀유도무기(PGM) 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부환 내정자는 한화에어로 유럽법인장, PGM 사업부장을 지낸 지상무기체계 연구·개발(R&D) 및 해외사업 전문가다. 해외 방산 거점 구축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양기원 한화임팩트 대표이사가 맡게 된다. ㈜한화 글로벌부문 대표와 한화임팩트 사업 부문 대표를 지낸 신규 사업 모델 전문가로, 우주·방산 분야 글로벌 사업 확장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 한화임팩트 사업 부문 대표이사엔 강정훈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 공장장이,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엔 임동준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유닛장이, 한화세미텍 대표이사엔 김기철 한화비전 대표이사가 각각 내정됐다. 이들은 각 사의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