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시장에서 구동 부문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지만 센싱·지능·동작제어 분야는은 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요 부품 공급망 확보가 국가별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현재 40% 수준인 부품 국산화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휴머노이드 부품 산업에 대한 각 지역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 '부품 공급망 영향력 지수(CSCII)'를 자체개발해 미국과 중국 등 5개 지역의 휴머노이드 부품 수준을 평가했다./ 트렌드포스 보고서 캡처

27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1부: 미·중 경쟁 그리고 누가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미국·유럽·일본·한국의 부품 공급망 영향력을 '부품 공급망 영향력 지수(CSCII·Component Supply Chain Influence Index)'에 따라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을 센싱(sensing)·지능(mental)·동작제어(movement)·구동(power) 부문으로 나눠 각 부문을 4개 등급(압도적·강력·보통·발전중)으로 평가했다. 등급은 산업 내 위상, 기술 장벽과 대체 가능성, 실제 채택 정도, 생산능력과 확산 속도, 정책 지원과 지정학적 공급 탄력성 등 5개 요소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정성·정량적으로 평가해 매겨졌다.

트렌드포스는 한국은 구동 부문 부품 경쟁력이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구동 부문 부품은 배터리와 제어 모듈, 충전 모듈, 냉각 설루션, 동력전달계, 드라이버, 인코더를 포함한다.

트렌드포스는 한국의 센싱 부문은 '보통'으로 평가했고, 지능과 동작제어 부문은 각각 '발전중'으로 평가했다. 트렌드포스는 "구동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문은 생태계 발전을 가속하기 위한 민관 협력이 더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구동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평가됐다. 지능과 동작제어 부문은 '강력'으로 평가됐다. 트렌드포스는 "중국은 4개 부문 모두에서 가장 포괄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지능 부문에서, 일본은 동작제어 부문에서 각각 '압도적'으로 평가받았다. 유럽은 센싱과 동작제어 부문에서 '강력'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압도적'이란 평가를 받은 부문은 없었다.

로봇업계에선 한국이 자동차 산업에서 쌓아온 부품 공급망을 활용해 로봇 부품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에 배선이 깔리고 배터리가 들어가는 점 등이 로봇과 유사하다"며 "현대차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밸류체인에 속한 회사들이 로봇 부품업체로 전환을 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한국은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 모터, 센서, 제어 장치와 정밀 엔지니어링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며 "이런 기술이 로봇 분야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업체들이 중국이 아닌 지역의 주요 공급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부품사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시장 진출을 돕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본다. 국내 로봇 부품 국산화율은 40% 수준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로봇 부품의 경쟁력 향상은 국산화율에 달려 있는데 한국은 부품 국산화율이 40% 수준으로 중국과 일본에 크게 의존하는 상태"라고 했다. 최 교수는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방식의 지원을 통해 부품사들이 연구개발과 제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