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조선 협력 전진기지가 될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가 개소하며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한화 필리조선소가 최근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에 필요한 해상미사일시험계측선(MRIV) 건조 사업을 수주하면서 향후 미군 함정 건조 사업 참여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앞서 지난 4월 미 해군이 도입을 추진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을 따낸 바 있어 군사적 목적으로 협력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조선·방산업계에선 한화 필리조선소가 미군의 전투 수행용 함정을 만드는 수주 성과를 내기 위해선 생산 인프라 개선, 현지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한화필리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제공

26일 조선·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 필리조선소는 최근 미국 선박건조관리기업(VCM) 토트서비스와 함께 미 미사일방어청의 MRIV 건조 사업자로 선정됐다. 필리조선소가 선박 설계와 건조를 맡고 토트서비스가 납기·비용 등 사업 관리를 담당한다. 2030년부터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2024년 6월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후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건조 생산성을 끌어올렸다는 현지 평가가 이번 MRIV 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미 해양청은 NSMV 5척 건조 사업 공고를 내며 해당 프로젝트의 VCM으로 토트서비스를 선정했다. 당시 조선소 선정 재량권을 갖고 있던 토트서비스는 필리조선소에 건조를 맡겼다.

현재 필리조선소는 NSMV 3척 인도를 완료하고 나머지 선박은 올해와 내년에 차례대로 인도할 계획이다. NSMV 3호의 경우 2022년 7월 건조를 시작해 한화그룹이 인수하기 전인 2024년 상반기 안에 건조가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인수 당시 건조 공정률은 81%에 그쳤다. 인수 후 기존 공정에 결함이 발견되면서 재작업을 거쳐 올해 3월에야 인도가 이뤄졌다.

지난 17일 NSMV 4호 명명식에서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한화 필리조선소 출범 후 NSMV가 예정된 시간과 예산 안에서 인도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성과"라고 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 인수 이후 한국에서 약 70명을 파견하고 노후 설비를 교체하면서 공정 과정을 개선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후 선박 건조 속도가 빨라지고 품질이 좋아진 것은 미국 정부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필리조선소가 한미 조선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 선박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전투함 수준의 함정 건조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선 과제가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필리조선소는 아직 군함 건조에 필요한 자격도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미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참여하려면 미 국방부에서 군사기밀 취급을 위한 사업시설인증보안(FCL)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권효재 서울대학교 해양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은 "필리조선소가 군함을 만들기 위해서는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것이 시급하다"라면서 "여기에 관련 기술 인력과 기술 역량 확충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필리조선소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산시설 확충과 설비 현대화, 공급망 재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드라이 독(건조 공간) 2개를 갖췄으나, 실제 선박 건조에 사용하는 것은 1개뿐이다.

한화그룹은 "독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필리조선소 주변 부지 매입이나 조선소 추가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필리조선소는 현지 선박 건조 인력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필리조선소 생산 인력은 인수 당시 1500여명에서 현재 2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23일(현지 시각) 진행된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서도 한화는 한화필리조선소·델라웨어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Delaware County Community College)와 '조선 기술 교육 및 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해 조선 분야 숙련 인력 양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현재 한화는 조선소 내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통해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 견습생으로 약 100여명이 채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