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정규직 노조인 포스코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면서 창사 첫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노사 핵심 쟁점 중 하나로 근속 기념 포상이 꼽힌다. 포스코 노사는 근속 포상으로 금(金) 지급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30년 이상 장기 근속자와 퇴직자에게만 기념패 형태로 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단체교섭에서 노조는 근속 10년차부터 5년 단위로 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포스코그룹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의 재무 부담 가중 사례를 거론하며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포스코 노사에 따르면, 현재 포스코는 근속 연수에 따라 8단계로 나눠 근속 기념품을 지급하고 있다. 단계별로 현금(축하금), 휴가, 금이 차등 지급된다.
포스코는 근속 5년차엔 축하금만 지급하고 10·15·20·25년차엔 축하금과 휴가를 지급한다. 30년 근속자에겐 축하금과 휴가에 더해 금 10돈을, 35년 근속자에겐 축하금(관광상품권)과 금 1돈을 지급하고 있다. 정년 퇴직자에겐 축하금과 휴가, 금 2돈을 지급한다.
노조 측은 올해 단체교섭에서 근속 10년차부터 축하금·휴가와 별도로 5년 단위로 금을 지급하고 30년 이상 근속자에겐 금 지급 중량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10년차엔 금 5돈, 15년차엔 7돈, 20년차엔 10돈, 25년차엔 15돈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30년차는 10에서 15돈으로, 35년차는 1돈에서 20돈으로 상향 조정할 것도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5년·35년 근속자를 대상으로 휴가 신설도 요구했다.
그러나 포스코 사측은 금값 변동성이 커진 것을 이유로 들며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은 지급받는 시점의 시가로 과세되기 때문에 지급 시기에 따라 세금 차이가 크게 난다고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법상 현물로 지급되는 금은 지급일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근로소득으로 산정돼 과세된다. 국내 금 1돈(3.75g) 매입 가격은 지난해 7월 1일 58만원(부가가치세 별도) 수준에서 올해 7월 1일 8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포스코 사측은 대신 10~20년차 '허리층'의 역할과 책임을 고려해 현금 지급액을 10만~20만원 인상하겠다는 제시안을 내놨다. 10년차는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10만원 올리고, 15년차와 20년차는 각각 70만원과 90만원으로 20만원씩 올리겠다는 것이다.
포스코 사측은 근속 30년차는 상징성을 고려해 현행 금 15돈 지급을 유지하되, 35년차와 퇴직자에게는 기존 금 지급을 폐지하고 현금으로 대체하겠다고 제시했다.
포스코 노조는 이번 근속 기념 포상 요구안을 만들면서 그룹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의 사례를 참고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근속 10년차부터 5년 단위로 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장치산업 특성상 기술 숙련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근속에 대한 포상이 큰 의미가 있는 산업"이라며 "최소한 그룹 계열사 수준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했다.
포스코 사측은 노조가 포스코퓨처엠 수준으로 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교섭장에서 '과거 레거시(기존 관행)를 청산하지 못해 현재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수용 불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포스코퓨처엠 직원 사이에선 왜 남의 회사를 끌어들이느냐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사측은 현대차·삼성 등 다른 그룹사들의 사례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노조는 전날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노조는 이미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행위를 결의했기 때문에 중앙노동위 조정 절차 개시 후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설 경우 창립 후 이어져 온 포스코의 무파업 전통이 깨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