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을 훅훅 볶는 듯한 열기가 새어 들어오는 탑승교 캐빈을 지나 A330-200에 들어서자 환영 인사와 함께 호텔에 들어선 듯한 쾌적한 공기와 향긋한 향이 승객들을 맞았다.
좌석은 무릎과 앞 좌석 사이에 주먹 두 개는 너끈히 들어갈 간격을 갖췄고, 너비도 이리저리 앉은 자세를 바꿀 수 있을 정도는 됐다.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등받이도 약 130도까지는 젖혀졌다.
이륙 직후에는 항공사가 개발한 환영 음료인 '피치 온보드'가 제공됐고, 통장어 조림 덮밥·치킨 스프 카레·제육 볶음 등 셰프가 개발한 사전 주문 기내식도 잇따라 나왔다. 사전 주문 기내식은 2만원 안팎이다.
기내식을 사전에 주문하지 못한 승객은 시그니처 라면·들기름 막국수·치킨 등의 메뉴를 1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주문할 수 있었다. 최소 기준치보다 많은 승무원 11명이 손발을 맞춘 덕에 이륙 이후 식사 제공, 면세품 판매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형 항공사의 서비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신생 저비용(LCC) 항공사인 파라타항공의 서비스 모습이다. 지난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항공편 컴포트 플러스 좌석에 탑승해봤다.
파라타항공은 플라이강원을 위닉스가 인수해 지난해 4분기부터 상업 운항을 시작한 항공사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며 좌석 구성·서비스 등은 대형 항공사에 못지않게 갖췄으나 운임은 저가 항공사(LCC)에 가깝게 설정한다는 것이 이 회사 전략이다.
상업 운항 시작 이후 현재까지 항공기 4대로 일본(도쿄·오사카·삿포로)과 베트남(다낭·나트랑·하노이)을 중심으로 노선망을 넓히고 있다. 이 중 인천~하노이 노선은 회사가 최근 처음 취항한 노선이다.
항공 노선은 통상 계절적 수요가 강한 관광 노선과 교역 규모가 큰 국가의 주요 도시를 잇는 상용 노선으로 분류된다. 상용 노선은 관광 노선에 비해 수요가 크게 치솟지 않지만,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간 관광 노선을 중심으로 노선망을 넓혀오던 파라타항공은 이번 하노이 노선을 필두로 중국 선전·청두·충칭 등에도 취항하여 상용 노선 기반 수익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파라타항공은 인천~하노이 노선에서부터 차별화된 서비스와 대형 항공사에 비해 저렴한 운임을 강점으로 상용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하노이 인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 사업장들이 포진해있다.
또 운영 안정성을 키우면서 비즈니스 스마트 좌석을 갖춘 A330-200 기종(HL8741) 투입을 늘려 오는 9월부터는 해당 항공기로만 인천~하노이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파라타항공의 비즈니스 스마트 좌석은 컴포트 플러스보다 좌석 간격은 100㎝ 이상, 너비는 3㎝가량 넓다. 등받이가 180도까지 기울어지는 플랫 베드 형태로 운영된다.
이달에는 이코노미석(컴포트)에서 편도 기준 5만5000원을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는 컴포트 플러스 좌석과 컴포트석을 갖춘 항공기와 비즈니스 플러스와 컴포트 좌석이 있는 항공기가 번갈아 투입된다.
파라타항공은 동일 노선을 운항 중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비해 낮은 운임에도 뒤지지 않는 서비스를 강점으로 고객 유치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이달 예약 가능한 비즈니스 스마트 좌석 운임은 편도 기준 53만~110만원 선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의 비즈니스 운임은 편도 기준 90~110만원으로 하방 가격대가 높은 모습이다. 이코노미석 역시 최저가 수준을 더 낮게 유지하고 있다.
파라타항공은 큰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상용 수요 유치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 경영 실적을 개선하고, 장기 목표인 미주 노선 취항 이후까지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흡수한 상용 수요를 환승 수요 유치로도 이어간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상업 운항을 시작한 파라타항공은 올해 1분기 34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3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2억원, 영업손실은 593억원, 당기순손실은 711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