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의 주최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대법원 승소 판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포스코가 직접고용 대상으로 정한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에 포함되지 않은 2차 하청업체 직원에게도 직접고용 의무가 인정된 첫 사례가 나왔다. 포스코는 판결에서 승소한 18명뿐 아니라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같은 업체 소속 현장직원들도 직고용하기로 했다. 포항에서 유사한 코크스로 보수작업을 하는 협력사에 대해서도 직고용 여부를 검토한다.

대법원 2부는 16일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378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두 건에서 369명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담당한 포스코엠텍 직원 4명은 패소했고, 정년을 넘긴 5명의 소송은 각하됐다.

이번 판결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의 하청업체인 시오엠테크 직원 18명의 포스코 근로자 지위가 처음으로 인정됐다. 시오엠테크는 포스코와 직접 계약한 협력사가 아니다. 포스코와 협력작업계약을 맺은 포스코퓨처엠이 코크스로 보수 업무를 시오엠테크에 다시 맡기는 2차 하청 구조다. 판결문에도 포스코퓨처엠이 포스코와 협력작업계약을 체결한 뒤 해당 업무를 시오엠테크에 도급한 것으로 적시됐다.

원심은 시오엠테크 직원들이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아 포스코를 위한 근로에 종사해 양측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단에 근로자파견 관계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포스코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로 2차 하청이라는 계약 형식만으로 직접고용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다만 2차 하청이나 제철소 협력업체 직원 모두가 자동으로 직접고용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소송에 참여한 포스코엠텍 직원 4명은 포스코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법원은 포스코엠텍이 냉연제품 포장 업무에 독자적인 경험과 기술을 갖췄고, 작업표준서와 작업사양서를 작성·변경하는 과정에서도 포스코가 포스코엠텍에 상당 부분 의존했다고 판단했다.

시오엠테크 직원들은 포스코가 앞서 발표한 약 7000명 규모의 직접고용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포스코는 조업과 직접 연관된 지원 업무를 맡은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직고용을 추진해 왔으며, 포스코와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시오엠테크는 당초 대상에서 빠졌다. 포스코 측은 "이번 승소자들은 기존 7000명과 별도로 고용되는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시오엠테크 소송 원고 18명의 직영 전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시오엠테크 소송 원고 외에 같은 업체 소속 현장직원들도 직고용 로드맵에 포함해 순차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원 판결을 받은 원고뿐 아니라 같은 현장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까지 직고용 대상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포항 지역 유사업무 협력사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에 나선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양 시오엠테크와 유사한 코크스로 보수작업을 수행하는 포항 협력사에 대해서도 이번 법적 판단의 구체적인 근거와 작업 내용을 확인한 뒤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포스코가 조업 지원 업무를 맡은 일부 사업장만 직접고용 대상으로 선정해 운송·포장·환경정리와 일부 정비 업무 종사자들이 제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직고용 대상에서 빠진 협력업체 직원들을 상대로 추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