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 등 배터리 기업들이 세계 1위 니켈 매장국 인도네시아 현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니켈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등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1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BNSI(Bahodopi Nickel Smelting Indonesia) 니켈 제련소에 추가 투자해 150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니켈을 확보할 예정이다.

BNSI 제련소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 건설 중으로, 에코프로그룹이 인도네시아 국영 광산기업 PTVI(PT Vale Indonesia) 등 글로벌 기업과 추진하는 합작 사업이다. 에코프로그룹은 지난 4년간 1단계 투자로 약 8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연간 2만9000톤의 니켈을 확보했다.

포스코그룹이 지분 30%를 인수한 호주 레이븐소프의 니켈 광산. /포스코홀딩스 제공

이번에 진행하는 것은 2단계 투자다. 이번 투자를 위해 에코프로그룹에서 양극재 제조·판매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유상증자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이다. 이 중 7650억원을 인도네시아 BNSI 지분을 확보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주)에코프로가 8000억원을 더해 BNSI 니켈 제련소 지분율을 39%로 높일 예정이다. 현재 지분율은 18.35%다.

에코프로그룹이 2단계 투자로 추가로 확보할 니켈은 3만6000톤 규모다. 앞으로 총 6만5000톤의 니켈을 인도네시아에서 수급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확보한 니켈을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으로 보내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4년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 HLI그린파워를 세웠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탑재된다. 두 회사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전기차 시장 수요가 커지는 것은 물론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수급이 원활하다는 점도 공장입지 선정의 요인으로 삼았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보다 앞선 2023년, 인도네시아에 니켈 제련공장을 신설하는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포스코홀딩스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100만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연간 5만2000톤의 니켈을 생산할 계획을 세웠지만, 검토를 중단한 상태다.

인도네시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니켈 최대 생산국이자 매장국이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확인된 니켈 매장량 1억3000만톤 중 인도네시아 매장량은 41%인 5500만톤으로 1위다. 2위인 호주(18%)와 격차도 크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생산의 65%를 담당하면서 니켈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닌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 역시 현지화 전략의 동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 산업을 키우겠다며 2014년부터 니켈 원석 수출을 금지하는 동시에 현지 제련 의무화를 추진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니켈 채굴 할당량을 지난해(3억7900만톤)보다 약 30% 줄어든 2억6000만~2억7000만톤 수준으로 낮췄다.

니켈이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곳은 스테인리스강 제조다. 철에 니켈 등을 섞으면 표면에 보호막이 생겨 녹이 슬지 않고 충격에 강한 스테인리스강이 된다. 이는 주방용 싱크대, 냄비, 수저는 물론 건물 외벽,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인다.

최근 들어 니켈 쓰임이 늘고 있는 곳은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니켈은 배터리의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원료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가 한 번 충전해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리튬은 국내 배터리 3사가 강점이 있는 삼원계 배터리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의 주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