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선박 자율운항 설루션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크게 요동치면서 연료비 절감 필요성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서다. 자율운항 설루션을 통해 최적 항로로 운항하면 연간 연료비를 평균 4% 절감할 수 있다. HMM이 보유한 전 선박에 이를 적용할 경우 한 해에 400억원 넘게 아낄 수 있다.

13일 HMM은 현재까지 33척에 인공지능(AI) 선박 자율운항 설루션 '하이나스 컨트롤'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목표한 44척 중 75%의 진행률이다. HMM은 2030년까지 직접 소유하고 있는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123척 전부에 하이나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글로벌 대형 선사 중 100척 이상 전 선단에 자율운항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HMM이 세계 최초다.

HMM 선박에 설치돼 있는 하이나스 컨트롤 카메라./HMM 제공

HD현대 계열사 아비커스가 개발한 하이나스는 국제해사기구(IMO) 자율운항 기준 중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가 가능한 2단계에 해당한다. 선박 스스로 전방 14㎞ 내 충돌 위험을 계산하고, 최적 항로와 속력을 제안한다. 선원이 지켜보다가 통항량이 많은 해역에선 수동 조작을 해야 하지만, 이전보다 업무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특히 설치가 간편하다. 자동차의 경우 자율주행을 이용하려면 시스템이 적용된 차를 사야 하지만, 하이나스는 기존 배에 적외선·광학 카메라를 장착한 특수 장치를 추가하는 방식이라 기존 선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대당 설치 비용은 수억원 수준으로, 대형 선박의 경우 1년 이내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아비커스 측 설명이다.

이는 자율운항의 연료비 절감 효과 덕이다. HMM과 아비커스는 하이나스를 설치하면 이전보다 연간 연료비를 평균 4%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불필요한 항로 우회나 급격한 가감속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HMM 관계자는 "연료비는 선사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1%라도 줄이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4%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유의미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연료비 절감은 글로벌 해운업계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배럴당 12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는 최근 7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지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지난 8일 기준 80달러 선에 임박했다.

이때 HMM이 전 선박으로 하이나스 적용을 확대할 경우, 얻는 이익은 수백억원 수준에 달한다. HMM은 지난해 연료비로 1조3478억원을 썼는데, 이 중 직접 보유한 선박(123척)에 투입된 연료비를 단순 계산해 보면 약 1조486억원이다. 여기서 연료비를 4% 아낀다면 연간 약 419억원의 비용을 덜어내게 된다. 척당 평균 3억원이 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