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덕(밀리터리 덕후·군사애호가)' 또는 '남초(男超)' 집단으로 꼽히던 국내 방위산업계에서 20대와 여성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업황이 좋아지면서 젊은 직원 채용을 지속적으로 늘린 결과다. 기존의 남성적이고 강인함을 내세웠던 홍보·마케팅도 한층 친근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변화하는 분위기다.

LIG D&A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6월 26일 구미하우스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LIG D&A 제공

◇ "글로벌 감각 갖춘 젊은 인재 뽑자"… 20대·여성 직원 비중 증가

12일 국내 방산 기업들이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의 30세 미만 임직원의 숫자는 1645명으로 전체 임직원(5631명) 중 29.2%를 차지했다. 20대 임직원 비율은 지난 2023년 22.3%(973명), 2024년 26.8%(1325명)으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다른 방산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역시 지난해 말 기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30세 미만 임직원 수는 815명으로 전년 대비 161명 증가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600명대를 유지하던 30세 미만 임직원 수는 지난해 눈에 띄게 늘었다. 반면 30세 이상 50세 미만 임직원 수는 2658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0세 미만 임직원 수도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 연말 기준 30세 미만 임직원은 1397명이었다. 2023년 750명이었는데, 2년 새 2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이다. 조직 내 20대의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2022년 6%, 2023년 11%, 2024년 15.7%, 2025년에는 17.1%로 나타났다.

현대로템의 30세 미만 임직원 수는 740명(전체 4562명)으로 비율은 16%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여성 인력들의 비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방산 대기업 4사의 지난해 기준 여성 임직원 수는 2272명으로 전체 임직원(2만3600명)의 9.6%를 기록했다. 여성 임직원은 1179명이었던 지난 2022년과 비교해 3년 만에 92.2% 급증했고, 비율도 2.3%포인트 올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출 규모가 급증하고, 해외 사업도 확장되면서 기업들이 글로벌 감각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한 결과 20대와 여성 직원이 빠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 마케팅·홍보도 친근함 강조… 언어유희에 마스코트도 등장

조직이 젊어지면서 방산 기업들의 마케팅·홍보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해외 전시회 영상이나 무기체계가 작동하는 모습, 업무협약(MOU) 체결 사진 등이 주가 됐던 홍보 채널들에 각종 밈(Meme)과 언어유희, 마스코트 등이 등장하고 있다. 밈은 인터넷이나 대중문화 속에서 유행처럼 퍼지는 이미지나 문구를 뜻한다.

LIG D&A 인스타그램 캡처

LIG D&A는 사명을 바꾼 지난 4월 공식 인스타그램에 'D&A 돼요'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본문에는 "혹시 저희가 방산만 잘하는 줄 아셨나요? LIG넥스원은 우주에도 관심 있었다는 사실. 새 이름과 함께 쌓아온 우주 역량을 확장하려 합니다"라고 적었다. 또 '어뢰 돼요' '드론 돼요' '대드론 돼요'란 게시글도 올리며 보유한 기술들을 참신한 방식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로템 유튜브 캡처

현대로템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마스코트 '로키'를 내세웠다. 영상에는 새하얀 얼굴에 파란색 옷을 입은 로키가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진행된 채용 설명회에서 학생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사내 동호회 회원들과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또 K2 전차 앞을 뛰어다니거나 KTX에 올라타는 장면도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철도나 방산은 남성적이고 무거운 이미지가 강한데, 젊은 느낌을 주려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여대를 찾은 것도 남초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