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몽골을 국빈 방문해 우흐나 후렐수호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희토류 등 핵심광물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몽골이 가지고 있는 광물 잠재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몽골은 세계 10위의 자원 부국이다. 몽골에서 공식 탐사·확인된 광물만 희토류, 구리, 금, 우라늄 등 80여 종에 달한다. 희토류 매장량은 중국에 이은 전 세계 2위(약 16%, 3100만톤)이고, 구리와 석탄 매장량은 각각 세계 2위(5500만톤)·4위(1750억톤) 규모다.

몽골 고비 사막에 위치한 오유 톨고이 구리 광산의 노천 채굴 현장. / 로이터

몽골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구리·금 광산 중 하나인 오유톨고이(Oyu Tolgoi) 광산도 있다. 이 광산은 몽골 남부 고비사막에 있다. 몽골 광물자원위원회는 오유톨고이 광산에 구리 4500만톤, 금 1500만톤이 매장돼 있다고 추정한다.

영국 BBC는 "오유톨고이 광산 내 광물 매장량은 뉴욕 맨해튼만큼이나 커서 앞으로 60년 동안 채굴할 수 있을 정도"라고 보도한 바 있다. 오유톨고이 광산은 몽골 구리 수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 기여도가 높다.

몽골은 광물자원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7%, 산업 생산의 70.9%, 전체 수출의 87.2%를 차지('24년 기준)할 만큼 광업 의존적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다 몽골 내 광물 산업의 잠재력은 추가로 열려 있다. 몽골 국토 면적은 남한의 16배인데, 현재 거론되는 몽골 내 자원 매장량은 지금까지 몽골 국토에서 정밀 조사가 이뤄진 것에 기반한 것일 뿐이다. 몽골 전체 국토의 약 55%에 대해선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 '첨단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 매장량 풍부, 내륙국이라 물류망 구축 필요

정부와 국내 기업이 몽골 내 광물 자원 중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희토류다. 희토류는 영문명(Rare Earth Elements)이 뜻하는 바와 달리 지구에 비교적 풍부하게 존재한다. 다만 자연에서 희토류를 묶고 있는 화학 결합을 끊으려면 100단계가 넘는 가공 과정과 다량의 강한 산이 필요해 '희귀하다'라는 뜻이 붙었다. 여기다 희토류가 들어가는 영구자석은 전기차 모터, 풍력발전기 터빈, 로봇, 드론 등에 들어가기에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이 희토류 확보에 공을 들이는 건 중국이 희토류 채굴의 약 59%, 정제·가공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 외에 미얀마·호주·미국에서 희토류를 채굴해 가공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 화합물과 희토류는 70%가 중국산이었다. 희토류 17종 중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이 들어간 영구자석 생산 점유율은 94%에 달한다.

한국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높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중국산 희토류 수입의존도는 79.8%다. 영구자석만 놓고 보면 중국산이 90%다. 이에 몽골과 전략적 공급망 동맹이 필요하다. 광산 개발권을 사는 것은 물론 몽골 현지에서 탐사·제력·가공·재활용에 이르는 광물 전 주기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는 몽골과의 자원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차관급으로 운영하던 '한·몽골 희소금속 협력위원회'를 이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올해 하반기 중에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2023년 2월에 체결한 '한·몽골 희소금속 공급망 협력 업무협약(MOU)'을 개정해 공급망 협력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또한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12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과학기술대학교 내에 개소한 '한·몽골 희소금속협력센터'에서 자원 개발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 센터는 양국의 희소금속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산업통상부의 무상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선정돼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약 98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투입되고 있다.

국내 기업도 몽골 광물 공급망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몽골 현지 국영 광산 업체 에르데네스몽골과 핵심 광물 생산 및 기술 단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에르데네스몽골이 보유한 광산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핵심 광물 공급망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르데네스몽골은 몽골 구리·석탄·희토류 등을 비롯한 67개 광업권과 17개 탐사권을 보유하고 있다. 광산 8개도 운영 중이다.

다만, 몽골이 내륙국이라는 것은 단점이다. 몽골 내에서 채굴한 자원을 수출하려면 러시아나 중국의 철도·항만을 사용해야 한다. 몽골 자원 수출의 80~90%는 중국에 편중돼 있어 정치적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몽골산 구리·몰리브덴·희토류에 부과하던 2∼5% 수입 관세를 즉시 철폐한 것 외에 정부가 추가로 관세 인하나 철폐를 추진하면 기업으로선 몽골 광물을 도입할 유인이 생긴다"며 "정부가 길을 터주고 기업이 몽골 현지에 광물 가공 시설을 만들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