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에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선정됐다. 한국은 한화그룹을 중심으로 잠수함 경쟁력과 대규모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시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의 벽을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각)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이 같은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CPSP는 캐나다가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신형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함정 건조 비용에 향후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올라 독일 TKMS와 최종 경합을 벌였지만 결국 고배를 마시게 됐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장보고-Ⅲ 기반 플랫폼은 독자 설계·건조 능력과 안정적인 납기 이력, 비용 대비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측에 올해 계약 체결을 전제로 2032년 첫 번째 함을 인도하고, 2035년까지 4척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한화그룹은 캐나다 현지 기업 및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2044년까지 700억캐나다달러(약 75조4000억원) 규모의 무역 및 투자를 약속했다. 연간 일자리 창출 효과만 2만5000개에 달했다. 정부는 물론 현대차그룹 등도 각종 협력 카드를 제시했다.
TKMS는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 중인 2800t급 잠수함 '212CD'를 제시했다. 이 역시 캐나다군이 요구하는 작전운용성능을 충족한다. 독일도 860억캐나다달러(약 92조원) 규모의 국내총생산(GDP) 창출과 65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등 대규모 경제 패키지를 제안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캐나다가 결국 독일 손을 들어준 것은 '나토 동맹'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대(對)나토 안보 공약이 약화하고 각종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캐나다는 나토 회원국인 독일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계산했다는 것이다. 카니 총리가 7일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가 직전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한화오션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우리 잠수함의 뛰어난 성능, 해군의 성공적인 잠수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나토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진인사(盡人事)'의 자세로 임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 결과는 전적으로 한화오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주 경쟁을 통해 확인된 과제들을 면밀히 분석해 확실한 대안을 강구하고, 'K-해양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찾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카니 총리는 TKMS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차순위인 한화오션과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