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003280)이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한다고 7일 밝혔다. 국내 해운사의 부산 이전은 SK해운·H라인해운·HMM에 이은 네 번째다. 흥아해운은 본점을 부산으로 옮겨 해양 클러스터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 2035'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환구 흥아해운 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본사 부산 이전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범수 기자

이환구 흥아해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과 논의 끝에 서울에 남는 인원 없이 모두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클러스터가 구축되는 곳과 밀착하지 않으면 글로벌 선사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흥아해운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본점 소재지를 부산광역시로 하는 정관 변경 안건으로 다음 달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를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올해 9월 초 본점 이전 등기를 마치고 연내 이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서울 본사 직원 36명 가운데 해외 주재원 2명을 제외한 34명을 연내 부산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본사는 선박 관리 자회사 흥아마린이 있는 부산 중구 중앙동 건물을 사용한다. 흥아해운은 흥아마린과 기능을 연결하는 통합 경영 체계를 구축해 사업 전략을 효율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부산 이전은 아시아 역내 중심의 석유·화학 제품 전문 선사에서 친환경 대형 벌크선 중심의 글로벌 선사로 거듭날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영업·운항·선박 관리가 하나의 조직처럼 연계되는 통합 경영 체계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흥아해운은 중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 2035'에 따라 선대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2만6000DWT(재화중량톤수)급 탱커선 6척 신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2030년까지 총 선대 규모가 20척 33만6000DWT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중장기 성장 전략 추진을 위해 증가하는 자산을 운영하는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면서 "이 대부분을 부산 지역 인재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부산 이전에 인재 유치가 가장 큰 고민 사항이었지만, 한국해양대를 비롯한 우수한 국공립대가 있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흥아해운의 40년 만의 귀향을 축하한다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은 물론 부산시와 함께 직원들의 이주·정착에 필요한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흥아해운은 부산에서 1961년 설립돼 1986년 본사를 서울로 이전했다.

이날 흥아해운이 본점 이전을 발표하면서 부산으로 본점을 옮긴 국내 선사는 SK해운, H라인해운, HMM 등 4개가 됐다. 황 장관은 "부산 이전을 저희와 협의하는 선사는 당장 없지만, 내부적으로 부산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선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흥아해운도 저희와 협의 없이 자체적으로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