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5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초 내놓은 전망치보다 두 배 가까이 올려잡은 것이다.

국내 로봇업계에선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현장에 대규모로 배치돼 성능이 더 개선될 경우, 국내 기업의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수백대에 불과한 수준이다.

중국 로봇 기업 애지봇(Agibot)이 이달 23일부터 6일동안 태블릿 생산 공장에서 검사 공정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중계 방송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애지봇 유튜브 캡처

30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산 휴머노이드 출하량 전망치를 연초 제시한 2만8000대에서 5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Xpeng) 등 여러 기업이 올해 연말까지 대량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 등을 반영한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2030년 중국의 연간 휴머노이드 출하량 전망치도 26만2000대에서 44만6000대로 높였다. 시장 규모도 올해 20억달러에서 2030년 150억달러(약 23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급성장 뒤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등 10대 전략 산업 육성 내용을 담은 제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을 승인했다.

중국 공업화신식화부 산하 전자신식산업발전연구원은 "학계와 산업계, 정부, 자본 시장이 함께 협력하며 휴머노이드 산업 발전의 동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에는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상업 모델을 정립하는 데 주력해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861억위안(약 1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본격화하면서 산업 현장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공업화신식화부는 올해 말까지 주요 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실증을 완료하고 1만대 규모 보급 기반을 구축하는 것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유니트리는 올해 출하량 목표치를 최대 2만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출하량(5500대)의 네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유비테크는 지난 3월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지멘스와 협약을 체결하며 올해 산업용 휴머노이드 1만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는 외국 기업도 늘고 있다. 일본항공(JAL)은 지난 4월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유니트리 로봇을 활용한 지상 조업 실증 실험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항공우주 제조에 활용하기 위해 유비테크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S2를 구매했다.

지난해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200대 미만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약 1만3000대로 집계됐다. 이 중 한국산 비중이 1% 정도인 셈이다.

산업통상부 인공지능기계로봇과 관계자는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이나 출하량을 공식 집계한 자료는 없다"며 "시장조사업체 집계 등을 통해 국내 출하량을 150~200대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전문가 사이에서는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의 한국 산업 현장 침투도 빨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공지능(AI)·로봇연구소 소장은 "첨단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장착한 중국산 로봇이 국내 산업 현장에 투입되고 자율적으로 공장에서 일할 수준의 사용성이 입증된다면 우리나라의 휴머노이드 연구뿐 아니라 산업 분야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휴머노이드가 상용화 레벨까지 올라오지 않았는데 저가의 좋은 중국 모델이 한국 시장을 장악한다면 한국 기업이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