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경쟁 중인 태국 해군의 차기 호위함 도입 사업의 선정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6곳의 후보업체 가운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양자 대결로 경쟁 구도가 좁혀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태국 해군에 호위함을 인도한 경험을,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페루 함정 수출 경험을 각각 내세우며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번 호위함 건조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태국 해군의 후속 발주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함정 수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오션이 태국 해군에 인도한 호위함 푸미폰 아둔야뎃함(HTMS Bhumibol Adulyadej, FFG 471). /태국 해군, 미 해군

26일 조선·방산업계와 태국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태국 해군 평가위원회는 입찰자들이 제출한 제안서 검토를 마무리한 상태다. 태국 해군 대변인은 지난 16일 "신규 호위함 도입을 위한 절차가 최종 단계에 진입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태국 해군은 전력 증강을 위해 4000톤(t)급 차세대 호위함 1척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는 175억바트(약 8000억원) 규모다. 태국 해군은 현재 4척인 호위함 선대를 2037년까지 8척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동급 호위함을 추가 발주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태국 해군은 전 세계 11개 조선소에 입찰 요청서를 보냈고 올해 4월 6사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스페인 나반티아, 싱가포르 ST엔지니어링, 튀르키예 ASFAT와 TAIS가 경쟁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2018년 태국 해군에 호위함(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수출한 이력이 있어 태국 해군과의 협력 경험과 후속 지원 측면에서 강점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푸미폰 아둔야뎃함은 현재 태국 해군의 기함으로 운용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태국 해군이 추진 중인 차기 호위함 도입 사업에서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기반으로 선체를 키우고 무장체계를 강화한 4000t급 수출형 호위함 'OCEAN-40F'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방콕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 'D&S 2025'에서 'OCEAN-40F' 모형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한국 해군 초청으로 태국 해군 대표단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건조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한화오션 한 관계자는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운용 중인 태국 해군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설계에 반영했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페루 등에 호위함을 수출한 실적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HD현대중공업은 태국 해군에 페루에 수출한 최신 수출용 호위함 HDF-3600 기반 모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에서HDF-3600 을 비롯해 원해경비함, 상륙함을 공동 건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해 10월 태국 'D&S 2025' 방산 전시회에서 3000t급 수출용 호위함 3종(HDF-3600·HDF-3200·HDF-4000) 모형을 전시하며 태국 측에 다수의 함정 수출 경험을 강조했다. 이 중 HDF-3200은 필리핀 해군에 인도돼 실전 역량이 검증된 모델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태국 해군은 입찰자들이 제시한 절충교역(무기 구매에 따른 반대급부)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고 있다. 태국 측은 호위함에 탑재될 장비의 최소 20%를 태국 현지에서 생산하도록 했다. 현지 업체 참여 비중을 높이도록 요구한 것이다.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사업비 일부 재투자도 태국 측이 요구하는 주요 조건이다. 함정 도입 사업을 태국 조선업 발전과 해군 전력 강화의 발판으로 삼는 전략이다.

이번 태국 해군 호위함 수주전 결과는 동남아 국가들의 함정 도입 사업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각국 해군이 해양 안보와 전력 증강을 위해 호위함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태국의 절충교역 요구 수준이 앞으로 최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