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명의 목숨을 앗아가거나 다치게 만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폭발 사건은 아무런 징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고 조사 결과서에 따르면, 지난 1일 발생한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 내 56동 세척 건물의 폭발 당시 외부 폐쇄회로(CC)TV 캡처 화면이 공개됐다.
영상 속에서는 거대한 섬광과 화염이 순식간에 건물 외부로 분출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소방 당국은 이 영상을 분석한 결과, 연기가 먼저 피어오르거나 불이 먼저 붙는 등 통상적인 전조 증상 없이 곧바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 뒤 화재로 번진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1일 오전 10시 59분쯤 참사가 일어난 56동은 로켓이나 미사일의 동력원인 화약(추진제) 생산 공정에서 사용된 도구와 장비에 묻은 잔여물을 닦아내는 청소 전용 시설이다. 당국은 이 건물 한가운데 위치한 '분리세척 1실'을 최초 발원지로 지목했다. 이곳에서는 작업자들이 주걱 모양의 도구로 장비 내부를 긁어낸 뒤, 수조에 담가 1차 세척을 하고 고압 세척 장치로 마무리를 하는 방식으로 공정이 진행됐다.
소방청은 잔류 추진제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했으나, 구체적인 발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공정에 쓰인 세척제가 위험물질이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립소방연구원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모두 위험성이 없는 물질로 공식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시설이 안전 사각시대에 놓여있었다는 점이다. 혼합 화약류는 방위사업법상 군용 물품으로 묶이기 때문에 소방 당국의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른 감시망에서 비껴가게 된다. 게다가 군용 화약 제품의 인허가와 지도·감독 권한을 쥔 방위사업청조차 이 56동을 단순 부속 세척실로 여겨 관리 구역에서 누락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할 당국의 공식 허가는 화약을 직접 만들고 보관하는 핵심 시설에만 국한됐고, 정기 안전성 검사 역시 지정된 구역 내에서만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