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에 있는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HD현대 제공

국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15%에 육박할 전망이다. 저가 수주 물량은 줄고, 선가가 오른 뒤 확보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초대형 가스선,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등 고부가 일감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익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3사 모두 두 자릿수 마진 전망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2분기 합산 매출 컨센서스는 13조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합산 영업이익은 1조8925억원으로 80.6%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의 2.8배에 이르면서 3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10.4%에서 올 2분기 14.5%로 4.1%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6조3193억원, 영업이익은 9920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15.7%다. 2~3년 전 높은 선가에 수주한 LNG선과 컨테이너선이 실적에 반영된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생산 효율화 효과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4.3%로 예측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조4794억원, 4971억원으로, 전망대로라면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이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건 상선 부문이다. 현대차증권은 한화오션의 2분기 상선 부문 영업이익률을 18.6%로 봤다. 2024~2025년에 수주한 고마진 선박의 매출 비중이 커진 데다, 한화오션의 주력 선종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수익성도 두 자릿수로 올라오면서 상선 부문이 높은 마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두 자릿수 이익률을 이어갈 전망이다.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12.4%로, 2013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매출은 3조2437억원, 영업이익은 4034억원으로 추정된다. 높은 가격에 수주한 LNG선이 차례로 매출에 반영되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Z-FLNG와 캐나다 시더, 모잠비크 코랄 노르트 등 FLNG 프로젝트의 공정 매출도 더해지고 있다. iM증권은 삼성중공업이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 운반선 수주잔고 63척을 보유해 수익성 기반을 마련했다고 봤다.

◇수주잔고 늘고 성장축 다변화

LNG선과 FLNG 발주가 이어지면서 삼성중공업은 4년 만에 연간 수주 목표를 채울 가능성이 커졌다. 올 들어 상선 28척과 FLNG 2기를 수주, 총 96억달러를 확보하며 연간 목표 139억달러의 69%를 채웠다. 부문별로는 상선에서 LNG 운반선 14척을 포함한 28척, 52억달러어치를 수주해 목표의 91%를 달성했다. 해양 부문에서는 코랄 노르트 FLNG와 델핀 FLNG 1호기 등 2기, 44억달러를 확보해 목표의 54%를 채웠다. 최근 3년간은 해양 플랜트 계약이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아 연간 목표를 채우지 못했지만, 올해는 대형 계약이 잇따르며 목표 달성권에 들어왔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충분한 일감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5월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70억500만달러로, 올해 수주 목표 177억4500만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국내 조선사 가운데 가장 먼저 2028년 인도 슬롯을 채웠고, 2029년 물량도 받기 시작했다. 한화오션은 연간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 현재까지 VLCC 15척, LNG 운반선 6척 등 상선 24척과 해상 풍력 발전기 설치선(WTIV) 1척을 합쳐 총 25척, 43억50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조선 3사는 상선 밖에서도 일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델핀 FLNG 2호기와 캐나다 웨스턴 FLNG 등 후속 해양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에너지 개발 기업과 6271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힘센엔진 계약을 맺으며 선박용 엔진 사업을 육상 발전 시장으로 넓히고 있다. 한화오션은 특수선 수주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특수선 4공장을 완공해 잠수함 동시 건조 능력을 기존 2척에서 4척으로 늘렸고, 캐나다 잠수함 사업 등 해외 특수선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