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자사주를 맞교환한 금호석유화학과 OCI홀딩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기업 제재와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OCI홀딩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막대한 시세 차익을 보게 된 반면, OCI홀딩스는 금호석유화학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지분 가치가 오히려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지난 18일 27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10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로 뛰었다.
미국 정부가 첨단 제조 세액 공제(AMPC) 제도를 통해 자국 내 생산 시설 투자를 지원하고 중국계 기업과 제품은 규제하면서, 현지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OCI홀딩스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 우주 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가 뉴욕 증시에 상장된 점도 호재가 됐다. 스페이스X는 지구 궤도에 태양광 패널과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단 우주 데이터센터를 대량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년 100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우주로 발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 설비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OCI홀딩스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OCI홀딩스 주가 상승으로 금호석유화학은 지분 평가 이익을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021년 에폭시 수지 원료(ECH) 합작 사업 등에서 협력하겠다는 명분으로 각각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금융 시장과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두 회사 총수들이 각자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서로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당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역시 삼촌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나 이복영 SGC 회장보다 지분이 적어 경영권 유지가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금호석유화학이 확보한 OCI홀딩스 지분(1.8%) 가치는 최초 315억원에서 현재 약 810억원으로 3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반면 OCI홀딩스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지분(0.7%) 가치는 219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최근 수 년 간 석유화학업계가 중국의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호석유화학 주가도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총수의 경영권 분쟁을 끝낸 금호석유화학이 차익 실현을 위해 OCI홀딩스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철완 전 상무 측이 최근 2년 연속으로 주주 제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라고 보는 것이다.
반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여전히 우호 지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회장의 지분율은 7.18%로 여전히 이화영 유니드 회장(7.87%), 이복영 SGC 회장(7.82%)보다 적은 상태다. 이 회장이 OCI홀딩스 지분을 조금씩 늘리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인 상황이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1212주를 한 주당 24만7566원에 총 3억원어치 사들였다. OCI홀딩스 주가가 급등한 탓에 이 회장 측이 금호석유화학 보유 지분을 전량 다시 사오는 것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합작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OCI홀딩스 지분을 매각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OCI홀딩스 측도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한편 재계에서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총수의 경영권 방어 등을 목적으로 한 자사주 맞교환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