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패권 경쟁과 재무장 물결에 힘입어 세계 경제의 승자로 부상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FT는 한국의 반도체·선박·방산 업체들이 수혜를 입으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스 최고경영자의 말을 인용해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생활비, 청년 실업률에도 성장 동력이 활발히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패권 경쟁 영향으로 지난 4월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로 인해 초고압 변압기 수요도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20대 대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 등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또, 조선업에서도 한국과 중국의 경쟁으로 구도가 좁혀지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한국에 주목해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FT는 한국의 3대 조선업체인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91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기록(363억달러)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한국은 방산 분야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시작으로 유럽·아시아·중동 지역의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K팝과 K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관광객 수도 늘고 있고, 화장품 산업 역시 프랑스에 이은 수출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철강 및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과 높은 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임금 부담과 에너지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이 저가 제품 생산 기지에서 첨단 기술 강국으로 변모 중인 상황도 한국에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기계·배터리·디스플레이·자동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FT에 "중국에 대한 기술적 경쟁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는 산업은 머지않아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며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교 열세에 놓이는 추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