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조선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고위험·비정형 작업이 많은 조선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실증이 추진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에이로봇과 3D AI 기술 기업 엔닷라이트는 가상 조선소 환경에서 로봇을 학습·검증한 뒤 고중량 물품 운반, 험지 보행, 장애물 회피 등 현장 작업 수행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에이로봇과 엔닷라이트는 8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에서 피지컬AI 기반 휴머노이드 실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 인셉션 생태계에 참여하는 파트너사로, 휴머노이드 로봇과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해 조선업 적용 가능성을 1년 이내에 검증한다.
조선업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기에 적합한 제조 현장으로 꼽힌다. 조선소에는 대형 블록과 복잡한 작업 동선, 협소한 선박 내부 공간, 고위험 점검 구역이 많아 기존 자동화 설비를 적용하기 어려운 작업이 적지 않다. 고강도·고위험 작업과 숙련 인력 부족 문제가 겹치면서 사람을 보조하거나 일부 물리 작업을 대신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수요도 커지고 있다.
엔닷라이트는 이번 실증에서 로봇이 실제 현장에 들어가기 전 가상 환경에서 학습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엔비디아 옴니버스와 엔비디아 아이작 심을 활용해 조선소와 유사한 3D 공간을 만들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심 레디 데이터를 제공한다. 심 레디 데이터는 로봇이 가상 환경에서 사물을 인식하고 움직임을 익힐 수 있도록 물리 속성과 구조 정보를 담은 3D 데이터를 뜻한다.
엔닷라이트는 자체 3D 캐드(CAD) 엔진과 3D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조선 현장과 유사한 디지털 트윈 환경도 구성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공간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 것으로, 로봇이 실제 조선소에 투입되기 전 다양한 상황을 미리 실험할 수 있게 한다. 엔닷라이트는 휴머노이드 학습과 검증에 필요한 3D 자산,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환경, 합성 데이터도 생성할 계획이다.
에이로봇은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를 기반으로 조선 현장에서 필요한 물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검증한다. 에이로봇은 엔비디아 키모도와 소마 리타게터를 이용해 산업 현장의 동작 데이터를 휴머노이드 로봇에 학습시킬 계획이다. 이후 고중량 물품 운반, 자율 이동, 험지 보행, 장애물 회피, 도구 조작 등 실제 작업 수행 가능성을 확인한다. 에이로봇의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는 지난 1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CES 기조연설에서 조선소 용접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AI 사례로 소개됐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을 통해 조선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용했을 때의 산업적 가능성을 검토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이 쓰는 작업 공간과 장비, 이동 동선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자동화 설비로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위험 구역 점검, 반복적인 현장 이동, 장비·물품 운반, 작업자 보조 등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 가능성을 살펴볼 예정이다.